문화

🔔띵동! ‘아이유 신곡 논란’ 피자가 도착했습니다!

“그 이슈,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피자스테이션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뉴닉이 준비한 따끈따끈 이슈 도우에
뉴니커가 얹은 다채로운 의견 토핑을 맛봐요.
한 판 뚝딱 해치우면,
 “그 이슈, 이렇게 생각해!” 말하는 나를 발견할 거예요.

뉴닉이 준비한 오늘의 피자, 같이 살펴볼까요?


이슈 맛보기

요즘엔 아티스트에 대해 창작물뿐 아니라 그가 내놓는 메시지, 정치적 입장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위기가 있잖아요. 올바르지 못한 행동을 하면 마음 편히 좋아할 수 없고, 반대로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아티스트라면 더욱 응원하게 되는데요. 

아이유의 신곡 ‘Love Wins All’이 논란을 겪은 이유도 비슷해요. 곡 제목이 ‘Love Wins’라는 성소수자들의 구호를 가져다 썼다는 비판이 있고요. 뮤직비디오는 장애·비장애를 이분법적으로 그려 장애를 낭만적으로 소비했다는 비판을 받아요. 반면 ‘성소수자·장애인을 나쁘게 그린 것도 아닌데 지나친 해석이다’, ‘특정 집단만 쓸 수 있는 표현이 따로 있냐’ 등 반대 의견도 맞서는데요. 이러한 ‘아이유 신곡 논란’에 대한 뉴니커 생각은 어떤가요?

1월 29일부터 31일까지, 3일 동안 9247명의 뉴니커가 아이유 신곡 논란에 관한 의견과 궁금증을 남겨줬어요. 오늘은 이를 싹 모아서 구운 따끈따끈한 피자 확인해봐요!


오늘의 피자

1. 아이유 신곡 논란, 정확히 어떤 일인지 알아봐요.
2. 아이유 신곡 논란에 대해 뉴니커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살펴봐요 🍕.
3. 전문가들 생각은 어떤지, 비슷한 다른 사례는 없는지 챙겨봐요.


아이유 신곡 논란, 어떻게 벌어진 거야?

1766명의 뉴니커가 궁금해했어요.

아이유의 ‘Love Wins All’은 출시 1시간 만에 멜론 ‘톱 100’ 차트 1위에 오르며 큰 주목을 받았어요. 몇 년 전부터 룰이 바뀌어 이젠 팬덤에서 ‘스트리밍 총 공격’을 해도 차트 1위를 하기 쉽지 않아요. 1시간 만에 차트 1위에 올랐다는 건 다른 모든 노래의 24시간 이용량보다 이 노래의 1시간 이용량이 많았다는 뜻이라고. 국내 차트뿐 아니라 전 세계 23개 지역 아이튠즈 톱 차트 1위도 달성했어요.

‘Love Wins All’이 큰 관심을 받은 배경에는 출시 전부터 화제가 된 영향도 있을 거라는 분석이 있어요. 아이유 측은 곡 출시 일주일 전 당시 제목 ‘Love Wins’를 공개했는데요. 성소수자 커뮤니티에서 비판이 나왔어요. ‘Love Wins’는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구호로 널리 사용돼왔는데, 아이유 같은 영향력 있는 가수가 다른 의미로 쓰면 본래 의미가 흐려진다는 거예요. 해당 노래의 신곡 포스터 등에 아이유·뷔가 연인으로 그려져 ‘Love Wins’가 이성애를 나타내는 데 쓰였다는 지적도 있었어요.

아이유는 자필 편지로 된 곡 설명문을 공개했어요. ‘사랑이 미움을 이긴다’는 누구에게나 보편적인 가치를 노래에 담고자 했다는 내용이었는데요. 하지만 노래 제목을 좀 더 신중히 정할 수 없었느냐는 비판은 남았고, 아이유 측은 이를 받아들여 곡 제목을 ‘Love Wins All’로 바꿔 출시했어요. 소속사 측은 “혐오 없는 세상에서 모든 사랑이 이기기를, 누구에게도 상처되지 않고 이 곡의 의미가 전달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라는 말을 남겼어요.

논란의 뮤직비디오, 어떤 해석 나와?

2894명의 뉴니커가 궁금해했어요.

곡 출시 후 뮤직비디오가 공개되며 또 논란이 일었어요. 뮤직비디오에서 장애·비장애를 묘사한 방식이 장애 비하적이며 사려깊지 못하다는 것.

뮤직비디오 세계관 자체가 추상적이라,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는데요. 중요하게 해석되는 것은 주인공인 아이유와 뷔, ‘큐브’, ‘캠코더’예요. 뮤직비디오는 폐허가 된 디스토피아에 남은 두 사람, 아이유와 뷔를 비추는데요. 아이유는 수어를 사용하고, 뷔의 한쪽 눈은 백색이에요. 두 사람 모두 상처 입었고요. ‘큐브’는 두 사람을 집요하게 쫓아오며 공격해요. 아이유와 뷔가 캠코더를 통해 바라보는 ‘상상 속 유토피아’에서 아이유는 노래하고, 뷔의 백색 눈은 검정색으로 바뀌어요.

비판의 요점은 장애를 가진 채 행복할 수는 없는가?예요. 뮤비에서 디스토피아 속 인물은 장애를 가진 것으로, 유토피아 속 인물은 장애가 없는 모습으로 묘사됐는데요. 장애를 그 자체로 ‘불행한 것’으로 표현하는 건 장애 인권 감수성이 부족하다는 것. 캠코더가 없애야 할 건 장애가 아니라 ‘큐브’ 아니냐는 지적도 있고요. ‘사랑이 이기면 있는 그대로 행복해야지 장애가 이겨내야 할 시련인가’라는 반응도 있어요. 

한 장애여성공감 활동가는 “부정적 현실을 장애를 통해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며 “비극적 상황을 극대화하고자 장애인의 이미지를 차용한 듯하다”고 의견을 밝히기도 했어요. 한 지적장애인은 “장애도 나의 정체성 중 하나인데, 극복의 대상처럼 묘사해 정체성을 부정당한 느낌이었다”며 “대중들은 이에 감동 받는 모습이 답답했다”는 감상을 전했고요.

연출을 맡은 엄태화 감독은 “귀가 안 들리는 아이유와 눈 한 쪽이 안 보이는 뷔를 집요하게 쫓는 ‘큐브’는 일상에 만연한 차별과 억압 등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밝혔어요. 한 대학 재활학과 교수는 “디스토피아의 최후의 2인이 장애인이라는 점은 오히려 기존 콘텐츠와 차별화되는 지점”이라며 해당 뮤직비디오는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남기기도 했어요.

그밖에 눈여겨볼 이야기는 없어?

(1)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최근 이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만평을 올렸어요. 장애인·성소수자를 포함한 모든 사람이 어우러져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캠코더에 담긴 그림 1장, 손글씨로 된 편지 2장이었어요. 

편지에는 이런 내용이 담겼어요: “아이유 님의 새 싱글 ‘Love Wins All’의 1위를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아이유 님을 비난하기 위해 이 만평을 만든 것이 아님을 분명하게 말씀드립니다. ‘Love Wins All’의 뮤직비디오와 관련된 논쟁과 비판들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장애인 인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확장하고, 다양한 사회적 소수자의 존재를 예술 콘텐츠에서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시민 분들과 아이유 님과 함께 고민하고 싶습니다. 아이유 님과 저희가 나아가는 길이 언젠가는 함께 만나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세상을 함께 만들며, The real ‘Love Wins All’을 외치기 바랍니다.”

(2) 이번 논란을 계기로 장애 인권에 관심 갖고 행동에 나서는 움직임도 있었어요. 대표적으로 전장연에 후원한 뒤 트위터에서 ‘#Love_wins_All’ 해시태그와 함께 이를 인증하는 누리꾼들이 있었어요. 한 누리꾼은 “아이유 팬으로서 전장연 활동가가 이동권 투쟁으로 공권력에 끌려가는 현실이 괴로웠다”며 후원 이유를 적기도 했어요.


의견 맛보기

'아이유 신곡 논란, 어떻게 생각해?'라는 물음에 5634명(60.9%)은 지나친 해석이라고 답했어요. 2680명(29.0%)은 비판할 만 하다고 답했어요. 잘 모르겠다고 한 사람은 933명(10.1%)이었어요. 2024년 1월 29일부터 31일까지 3일 동안 총 9247명의 뉴니커가 참여해줬어요.

🍕지나친 해석이야 (60.9%, 5634명) 🔴

“피곤해요.”
논란이 피곤하다고 한 뉴니커가 정말정말정말 많았어요. 논란이 논란을 재생산하는 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어요. 논란으로 인해 오히려 더 반감이 생길 걸 걱정한 뉴니커도 있었고요. 해외에서는 LGBTQ에 대해 이야기해줘서 환영한다는 분위기라, 혼란스럽다고 한 뉴니커도 있었어요. 콘텐츠는 콘텐츠 자체로 즐기면 안 되냐고 한 뉴니커도 있었어요.

“자유를 너무 억압하는 것 같아요.”
아티스트가 나타내려고 한 메시지를 흐린다고 걱정한 뉴니커도 많았어요. 서로 사랑함으로써 어려움을 이겨내자는 의미를 담은 것 같은데, 의도와 달리 차별에 집중돼 확대해석이 이뤄진 것 같다는 거예요. ‘Love Wins’가 성소수자의 구호로 쓰인 줄 모르고 노래를 들었을 때, 각박한 세상에서 사랑이 모든 걸 이길 수 있다는 따뜻한 메시지를 느꼈다는 뉴니커도 있었어요.

소수자 인권을 고려하는 것도 좋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이유가 이성애 같은 다수의 연애상을 피해 표현해야 하는 의무를 지닌 것은 아니라는 뉴니커도 있었고요. 확인되지 않은 해석과 논란만 많아지는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어요. 너무 엄정한 잣대를 가져다 대면 마음껏 창작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한 뉴니커도 있었어요. 논란이 소속사나 제작진 등이 아니라 지나치게 아이유 개인에게 집중된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어요.

“Love Wins가 성소수자만 쓰라고 있는 말은 아니잖아요.”
‘Love Wins’가 성소수자들의 구호인지 처음 알았다는 뉴니커도 많았어요. 애초에 모든 사랑을 응원하는 보편적인 메시지인데, 성소수자의 구호를 사용했으니 비판한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한 뉴니커도 있었어요. ‘Love’라는 단어는 모든 사랑을 포함하지 않냐는 물음도 있었고요. 이번 사건을 통해 ‘Love Wins’의 의미를 널리 알리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었다는 지적도 있었어요. 논란을 받아들이고 제목을 수정했기 때문에 문제로 생각하진 않는다는 뉴니커도 있었어요. 

“왜 장애 비하인지 모르겠어요.”
해당 뮤직비디오가 왜 ‘장애 비하’인지 납득할 수 없다는 의견도 많았어요. ‘부족하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사랑이 이긴다’라는 의미를 나타낸 것 같은데 왜 ‘장애를 비참한 극복의 대상으로 그렸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했고요. 장애를 극복의 대상으로 여기는 게 왜 잘못인지 모르겠다는 의견도 있었어요. 시각 장애인, 청각 장애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한 걸 긍정적으로 본다는 뉴니커도 있었어요.

콜라 이미지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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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Wins’, 정확히 무슨 뜻이야?

2013명의 뉴니커가 궁금해했어요.

우리말로 그대로 옮기면 ‘사랑이 이긴다’인데요. ‘Love Wins’는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에 투쟁하고, 성소수자에 대한 지지를 나타내는 구호로 사용돼왔어요. 2015년 미국 연방 대법원이 동성결혼에 대해 합법화하는 결정을 내렸을 때 널리 쓰였는데요. 당시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미국 백악관도 트위터에 #LoveWins 해시태그를 남겼어요. 2016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동성애자 나이트클럽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났을 때도 애도 슬로건으로 사용됐고요. 오늘날 우리나라에서도 퀴어퍼레이드나 성소수자 인권을 지지하는 행사 등에 널리 쓰여요.

하지만 ‘사랑이 이긴다’는 말은 아이유가 평소 자주 했던 말이기도 해요. 그는 자신의 팬클럽인 ‘유애나’에게 전하는 손편지에서 “우리의 사랑이 또 이길 거야”라고 표현한 적 있고요. 2023년 3월에 실린 하퍼스 바자 매거진 인터뷰에서도 ‘팍팍한 세상에서 본인이 믿는 희망은 여전히 사랑인가?’라는 질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이 미움을 이긴다고 믿는다. 결국에는 사랑이 이긴다”고 답했어요.

아이유는 하퍼스 바자 매거진 2023년 3월호 인터뷰에서 "사랑이 미움을 이긴다고 믿는다. 결국에는 사랑이 이긴다."는 이야기를 한 적 있어요.

🍕비판할 만해 (29.0%, 2680명) 🔵

“본래 의미를 퇴색시켰다고 생각해요.”
주류에 있는 사람이 비주류 집단의 상징적인 문구를 빼앗아 ‘확대해석’을 한 건 비판 받을 일이라고 지적한 뉴니커가 있었어요. 성소수자의 슬로건을 그것과 상관 없는 제목으로 쓴다면 본래 의미가 바랜다는 거예요. 성소수자로서, 신곡 티져 포스터가 공개됐을 때부터 당혹감을 느꼈다는 뉴니커도 있었고요. 정말로 이젠 ‘Love Wins’를 검색하면 아이유 곡만 나올 것 같아, 성소수자의 사회적 표현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칠 거로 걱정하기도 했어요. 불편하다면 불편하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하며, 불편해하는 사람이 있다면 다시 생각해보는 게 맞다고 한 뉴니커도 있었어요.

뮤직비디오가 낭만적인 이야기를 그리는 데 장애를 이용한 것 같아 불쾌하다는 지적도 있었어요. 당사자성이 없는 비장애인이 장애를 표현하는 건 주의해야 한다고도 했고요. 장애인은 누구나 장애를 ‘극복’하고 싶을 거라는 비장애인의 상상이 투영된 점이 특히 아쉬웠다는 의견도 있었어요. 장애를 사랑의 방해물처럼 표현했다는 인상이 들어 찝찝했다는 뉴니커도 있었고요. 장애인도 휠체어를 타고 여행을 다니고, 점자로 책을 읽으며, 앞자리·큰글자를 당당히 요구하며 살아간다고 한 뉴니커도 있었어요. 발달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으로서 ‘장애는 극복 가능하다’는 시선을 늘 받아오면서 자랐고, 그 시간 속에 살았기에 해당 뮤직비디오는 상처로 다가왔다는 뉴니커도 있었는데요. ‘나는 진 걸까?’라고 묻기도 했어요.

“스타로서 본인의 영향력을 더 신경 썼어야 해요.”
노래 한 곡, 말 한 마디로 대중에 큰 파급력을 발휘할 수 있으니 좀 더 신중한 태도가 필요했다고 지적하는 뉴니커도 많았어요. ‘내가 아는 아이유는 이런 맥락을 모를 사람이 아닌데’라며 아쉬움을 표현한 뉴니커도 많았고요. 기획사에서 이런 레퍼런스 체크를 하지 않았을 리 없는데, 그렇다면 화제를 끌기 위해 성소수자의 언어를 소비했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한 뉴니커도 있었어요. 그럼에도 아이유에게 지나치게 큰 비판이 쏟아지길 바라지 않으며, 이번 일로 모두가 성숙해지길 바란다고 한 뉴니커도 매우 많았어요. 

“방식이 아쉬워요.”
아이유가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하는지는 알겠으나, 조금 더 섬세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을 남긴 뉴니커도 많았어요. 성소수자의 슬로건을 가져와 확장하는 것은 나쁜 게 아니고 오히려 새로울 수 있는 시도였는데, 그다지 새롭지 않고 오히려 기존 고정관념과 다를 게 없어 아쉽다고 한 뉴니커도 있었고요. 뮤직비디오를 봐도 사랑이 장애인들의 승리에 어떤 도움이 됐다는 건지 모르겠다는 의견도 있었어요. 비장애인이 장애를 너무 낭만적으로, 편리하게 가져다 쓴 것 같다는 거예요. 굳이 장애, 비장애를 비췄어야 했나 의아했다는 의견도 있었어요. 

콜라 이미지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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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전유, 어떤 문제 있어?
문화 전유(cultural appropriation)’, ‘문화 도용’이라고도 하는데요. ‘남의 것을 함부로 가져다 쓴다’는 ‘도용’의 뜻에서 알 수 있듯 특정 문화·정체성의 요소를 다른 문화의 구성원이 가져다 이용하는 행위를 가리켜요. 보통 지배적인 문화의 구성원이 상대적으로 약자인 이들의 문화를 가져올 때 논란이 돼요.

문화 전유에 대한 비판의 요지는 ‘문화는 그 맥락에서만 갖는 깊은 의미가 있는데, 다른 문화의 구성원이 고민 없이 이용하면 그 의미가 옅어진다’는 거예요. 흔히 흑인을 우스꽝스럽게 묘사하는 ‘블랙페이스’, 대중매체에서 유색인종 캐릭터에 백인을 캐스팅하는 ‘화이트워싱’, 핼러윈 등에서 원주민 추장으로 분장하는 일을 들 수 있고요. 성소수자가 자신의 성적 지향이나 정체성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커밍아웃’이란 말을 가져다 다른 상황에 ‘○밍아웃’으로 장난스럽게 표현하는 것도 문화 전유예요.

문화 전유 논란은 수 년 전부터 국내외를 막론하고 자주 불거지고 있어요. 세계적인 팝스타 아델은 과거 한 축제에서 흑인들이 머리카락을 매듭 모양으로 땋아 올리는 ‘반투 올림머리’를 했다가 누리꾼들로부터 큰 비판을 받았고요. 우리나라 가수 박재범은 ‘DNA Remix’란 노래의 뮤직비디오에서 ‘드레드 헤어’를 했다가 ‘흑인 문화를 훔쳤다’는 비판을 받았어요. 박재범은 존경의 표현이라고 해명했고요: “우린 소수 집단을 괴롭히는 다수 집단이 아니고 문화를 훔치려고 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우리는 동료이고 문화에 대해 가장 잘 이해하고 있다.”

문화 전유 논란이 많아지는 것에 대해선 과거와 달리 문화의 소비층이 세계화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와요. SNS 등의 발달로 문화의 파급력이 커졌다는 지적도 있고요. 이에 창작자도 문화에 대한 폭 넓은 감수성을 갖춰야 한다고. 반면 지나친 비판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할 수 있으니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어요.

🍕이런 것도 같이 생각해보자 🟡

뉴니커들이 함께 고민해보자며 던져준 질문에는 이런 것도 있었어요:

  • 우리 사회의 인권 감수성이 전반적으로 부족해서 생긴 일 같아. 아이유 개인에 대한 비난이 돼선 안 된다고 생각해.

  • 아이유를 변호한다고 소수자에 대한 혐오표현을 하는 사람들이 더 상처로 느껴졌어. 피해를 입은 건 비주류에 있는 집단이잖아. ‘아이유는 주류에 있는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어.

  • 논란이 지나치게 재생산돼서 아이유의 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까 걱정돼. 익명성에 기대 함부로 얘기해선 안 될 것 같아.


더 맛볼 이야기

비슷한 다른 사례는 없어?

3169명의 뉴니커가 궁금해했어요.

K팝의 ‘문화 전유’ 논란은 전부터 있었어요. 특히 K팝이 세계적 인기를 얻은 수 년 전부터 자주 불거졌는데요. 주로 외국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문제 제기를 받았어요. 블랙핑크의 ‘How You Like That’ 뮤직비디오는 공개 당시 바닥에 놓인 소품이 힌두교 신상처럼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고, 블랙핑크 측은 사과하며 해당 장면을 삭제했어요. (여자)아이들은 한 방송에서 “아프리카 추장처럼 하고 아프리카 타악기처럼 소리를 만들자”고 했다가 해외 팬들의 지적을 받았어요. 무대 배경으로 모스크를 사용해 무슬림 팬들에게 비판을 받거나, 뮤직비디오 배경에 인디언식 텐트를 배치했다가 미국 인디언계 팬들에게 보이콧을 당한 그룹도 있었어요.

K팝의 ‘문화 전유’가 긍정적 효과를 낸 사례도 있어요. 유명한 두 가지만 살펴보면:

  • 소녀시대, ‘다시 만난 세계’: 방황 속에서도 꿈과 도전을 놓지 않겠다는 소녀들의 꿈을 담은 노래예요. 2016년 이화여대 학생들이 정유라 씨의 부정입학 등에 반대하며 경찰과 대치하던 상황에서 불렀어요. 이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촛불 시위의 도화선이 돼, 젊은 페미니스트와 퀴어들이 거리로 나서 이 노래를 함께 불렀어요. 본래 노래 뜻에 더해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싸우겠다는 폭 넓은 의미를 지니게 된 것. 태국에서도 젊은 층이 반정부 시위에서 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모습이 화제가 됐어요.

  • 블랙핑크, ‘KILL THIS LOVE’: 2020년 태국 방콕 시내에서 일어난 민주화 시위에서도 블랙핑크의 노래 ‘KILL THIS LOVE’가 울려 퍼진 적 있어요: “이건 답이 없는 Test 매번 속더라도 Yes/딱한 감정의 노예/얼어 죽을 사랑해/LET’S KILL THIS LOVE!” 당시 로이터통신은 ‘태국 젊은이들, 정부에 맞서는 수단으로 K팝을 들이다’라는 기사를 통해 이를 조명했어요.

전문가들 생각은 어때?

4162명의 뉴니커가 궁금해했어요.

(1) 젊은 세대들의 인권 의식이 높아지며 발생한 논란으로 분석해요. 몇 년 전만 해도 성소수자·장애 차별적 요소를 지적하면 과하다는 반응이 압도적이었는데, 이젠 비판 여론도 제법 커졌다는 것. 상황 자체는 좋은 현상이라는 거예요. 소수자를 다룬 콘텐츠가 많아지고, 전장연 시위로 장애인 이동권 논의가 활발해진 영향도 있을 거라고 하고요. 과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대해서도 긍정적 의미와 비판점을 함께 짚었던 것처럼요.

(2) 아티스트에 대한 정치적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어요. 아티스트를 지지하는 행위를 하나의 정치적 입장으로 받아들이기도 하는데, 정치적으로 모호한 입장을 보이는 아티스트는 이러한 팬들의 기대를 만족하지 못한다는 것. 반면 기획사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는 K팝 특유의 시스템, 정권의 영향 등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아티스트는 정치적 의견을 드러내기 쉽지 않다고. 아티스트들이 어쩔 수 없이 ‘탈정치화’ 된다는 거예요. 

(3) 가요기획사 측은 “타당한 지적도 있지만 익명성에 기댄 과도한 트집도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하기도 해요. K팝이 세계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큰 영향력을 지니게 된 만큼 조심해야겠지만, 예술로서 인정받는 분위기도 커졌으면 한다고. 

(4) 앞으로 K팝이 이전과 다른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거로 점치는 목소리도 있어요. 과거에는 K팝 콘텐츠가 이미지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전 세계 모든 사람이 열광할 수 있도록 섬세한 감수성을 갖추는 게 새로운 과제가 될 거라고.


🖐️알잘딱깔센 5줄 요약

  • 아이유의 신곡 ‘Love Wins All’은 성소수자들의 구호인 ‘Love Wins’를 가져다 썼으며(=문화 전유), 뮤직비디오가 장애·비장애를 이분법적으로 그렸다는 비판을 받아요.

  • ‘Love Wins’는 2015년 미국에서 동성결혼 합법화 결정이 내려졌을 때 널리 사용됐으며, 이후에도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행사 등에서 구호로 쓰였어요.

  • 문화 전유는 소수 문화·정체성의 요소를 지배 문화 구성원이 가져다 이용하는 행위로, 해당 문화가 지닌 의미가 지배 문화권 입맛에 따라 퇴색된다는 비판을 받아요.

  • K팝이 세계적 인기를 끌게 되면서 문화 전유 논란을 겪은 다른 노래도 많고, 반대로 본래 작곡 의도와 관계 없이 긍정적 영향을 끼친 경우도 있어요.

  • 전문가들은 인권 의식이 높아진 상황 자체는 긍정적이며, 과거와 비교해 아티스트에 대한 정치적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고 해석해요.


뉴니커, ‘아이유 신곡 논란’에 관해 이야기해보니 어때요?

이슈를 자세히 알아보기 전과 후,
생각이 달라졌거나 더 고민하게 된 부분이 있나요?

아래 링크를 눌러 뉴니커의 최종 의견도 보내고,
피자스테이션에 대한 피드백도 들려주세요!

내 생각 남기고 싶어

THANK YOU

본 ‘아이유 신곡 논란’ 피자스테이션에 대해 뉴니커 여러분이 남겨준 피드백입니다.

🍕이런 논쟁이 있다는 자체가 피곤하다고 느낀 한 사람이었어요. 하지만 대중적인 영향력이 큰 사람이 비주류의 구호를 가져가면 본래의 의미가 퇴색할 수 있다는 의견이 굉장히 납득됐어요. 문화 전유라는 개념을 새로 알게 되었고, 불편하다는 의견이 이해되지 않는다면 내가 주류로 살아와서 그런 건 아닌지 반성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장애를 가진 분이 뮤비를 보고 ‘그럼 나는 진 건가..?’ 라는 감상평을 남긴 것이 정말 마음을 슬프게 만들었어요. 또한 동성애자 입장에서 Love Wins라는 단어는 정말 뜻깊은 문장인데, 이를 검색했을 때 아이유에 대한 내용만 뜬다면 허무한 느낌이 들었을 것 같아요. 아이유가 무조건 잘못했다는 건 절대 아니지만, 이번 피자스테이션을 통해 ‘Love Wins’의 의미를 알게 됐고 비판할 만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처음엔 이 논란에 대해 분노하고 알아주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으니 답답함을 넘어서 우울하더라고요. 근데 전장연에서 올린 만평과 편지를 보고 반성했어요. 큰소리 내며 의견을 표출하는 것만이 방법이 아니라는 사실을 배웠어요. 물론 큰 목소리를 내야할 때는 있지만요.
🍕우리 사회의 인권 감수성이 전반적으로 부족해서 생긴 일이기 때문에 아이유 개인에 대한 비난이 돼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는 뉴니커의 말에 크게 동의해요. 소수자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걸 피자스테이션을 통해 알게 됐어요. 특히 ‘장애가 극복의 대상이 되면 왜 안되는지 모르겠다’는 의견은 많이 충격적이었고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논의가 수면 위로 올라와 많은 담론이 이뤄지면 좋겠어요. 그런 입장에서 피자스테이션처럼 양측의 생각을 보여주는 콘텐츠가 의미 있는 것 같아요.
🍕이 문제가 워낙에 여러 차원이 겹겹이 맞물린 문제인 만큼 이슈 자체에 피곤을 느꼈는데, 전문가를 포함한 여러 사람의 의견을 읽고 나니 우리 사회가 인권에 관해 이런 정도의 논의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는 게 새삼 놀라웠어요. 단순히 ‘문제다’, ‘아니다’로 접근하기보다 우리 사회가 이런 논의를 어떻게 하면 지속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을지 고민이 이뤄졌으면 해요.
🍕소수자의 인권과 결부된 문제에 관해 투표를 통하여 다수의 의견을 게재하는 게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어요. 다수자는 소수자에게 이긴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건가요? ‘장애를 왜 극복의 대상으로 보는지 모르겠다’와 같은 의견을 정말로 전시해도 괜찮은지 걱정도 됩니다. 
🍕단순 양적인 결과만 보여주는 투표 결과를 첨부해서 지나친 해석이라는 쪽에 힘을 실어주고, 덧붙여 “피곤하다고 느낀 뉴니커가 정말정말정말 많았다”는 자의적인 표현을 썼어야 했는지 의문이 듭니다. 이건 소수자 인권과 관련된 문제지, 논란에 대한 개인의 찬반 의견이 중요한 건 아니지 않나요. 그런 의미에서 이런 일에 ‘지나친 해석’이라고 생각하는 다수자의 입장을 담는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 뉴닉팀: ‘아이유 신곡 논란’ 피자스테이션으로 인해 상처받은 분들의 피드백을 받으며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해당 피자스테이션은 충분히 사려깊지 못한 기획과 편집으로 인해 많은 성소수자·장애인 당사자에게 상처가 될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번 나의 의견이 ‘소수’임을 확인하고, “피곤하다”는 말을 마주하며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피자스테이션은 우리 사회가 더 나은 길로 나아가기 위한 여러 주제를 논하는 새로운 공론장을 지향합니다. 저희가 피자스테이션을 통해 기대하는 것은 다른 사람과 생각을 나누며 나의 세상을 넓혀가는 경험입니다. 실제로 이번과 같이 피자스테이션 콘텐츠를 통해 사람들의 생각은 변화하고 소수였던 의견이 다수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번 콘텐츠를 통해 사람들의 의견을 모아 콘텐츠를 전하기 위해서는 더 깊은 고민과 세심한 편집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뉴닉 피자스테이션은 이번 일을 계기로 ‘누구도 상처 주지 않는다’는 원칙에 더 충실한 방식으로 콘텐츠를 만들 것을 약속 드립니다. 부족한 부분, 많이 피드백 해주십시오. 더 많이 노력하겠습니다.


‘피자스테이션을 다 보고 난 지금! 아이유 신곡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라는 질문에는 총 296명이 답변해줬어요.

  • 비판할 만해 (64.2%, 190명) (보기 전: 29.0%, 2680명)

  • 지나친 해석이야 (31.8%, 94명) (보기 전: 60.9%, 5634명)

  • 잘 모르겠어 (4.1%, 12명) (보기 전: 10.1%, 933명)


지난 ‘일본풍 가게’ 피자스테이션에 대해 뉴니커 여러분이 남겨준 피드백을 살펴봤어요.
🍕균형 잡힌 의견 비율이 마음에 들었어요.
🍕경주 황리단길이 언급돼서 좋았어요.
🍕일본풍 가게 유행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역사적인 이유로만 그럴 거라고 생각했는데, 접근성 문제도 있다는 걸 알 수 있어 좋았어요.
🍕과거 식민 지배를 받던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있는지 궁금했어요.
🍕독일 마을은 독일로 건너 간 파독광부·간호사들이 한국으로 귀환해 만든 마을이에요. “외국 문화를 통째로 재현하는 마을”이라며 부정적 의견으로 소개한 건 적절하지 않은 것 같아요.


‘피자스테이션을 다 보고 난 지금! 일본풍 가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라는 질문에는 총 130명이 답변해줬어요.

  • 문제야 (57.7%, 75명) (보기 전: 43.8%, 2592명)

  • 문제 삼을 일 아니야 (36.9%, 48명) (보기 전: 44.6%, 2642명)

  • 잘 모르겠어 (5.4%, 7명) (보기 전: 11.6%, 686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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