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번식견’의 현실

지난 7월 ‘신종 펫숍’ 사기에 이어, 9월 1일 경기도 화성의 개 번식장에서 또 동물학대 사건이 드러났어요. 400여 마리를 사육할 수 있도록 등록된 업체에서 무려 1400여 마리를 몰래 사육해 온 건데요. 이 과정에서 배를 갈라 새끼를 꺼내고, 사체를 냉동고에 보관하는 등 심각한 동물학대가 일어났고요.

왜 자꾸 이런 일이 생기는 거야?

반려동물 생산·판매 과정은 새끼를 낳게 하는 번식장 → 번식장과 펫숍을 잇는 경매장 → 동물을 파는 펫숍 순인데요. 이 모든 과정에 문제가 있어요:

  • 번식장: 관리·처벌이 약해 합법 번식장에서도 동물학대가 버젓이 일어나요. 허가받지 않은 불법 번식장도 많고요.

  • 경매장: 불법 행위가 일어나는 핵심으로 꼽혀요. 중간에 끼어 있는 유통업체로서 이윤을 내기 위해 무조건 동물을 더 많이 팔려 하기 때문. 이 때문에 경매장 자체는 합법이어도 불법 번식장에서 동물을 데려오는 경우도 많고요.

  • 펫숍: 동물이 어떤 부모견에서 태어나고, 어떤 번식장에서 자랐는지 알 수 없어요. 이 와중에 코로나19 때 반려동물 수요가 늘며 펫숍은 어떤 업종보다 빠르게 늘어났다고.

휴... 대책은 없어?

지난달 정부는 법을 이렇게 바꾸기로 했어요:

  • 부모견도 등록: 현재 법적으로는 반려견만 의무 동물등록 대상인데요. 이제 번식장의 부모견도 동물등록을 의무화하기로 했어요. 이를 통해 불법 번식장 문제를 막으려는 거예요.

  • 아기 개 관리: 번식장에서 태어난 강아지에게 번호를 부여해 관리하기로 했어요. 이후 분양되면 동물등록제와 연동하고요.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이력을 쭉 기록하게 하는 것.

  • 처벌은 강화: 법을 어기면 과태료나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에 그쳤는데요. 앞으론 영업허가 취소 같은 행정처분뿐 아니라 벌금형까지 가능하도록 할 거라고.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그대로라는 의견이 많아요. 반려동물을 사고파는 게 돈벌이가 되는 한, 결국 번식·분양 과정에서의 동물학대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것. 이에 펫숍과 경매장 등을 불법화하고, 개를 기르는 소수의 ‘브리더’만 분양을 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말도 나와요.

+ 다른 나라는 어때? 🤔

다른 나라에도 코로나19 때 입양·파양이 늘어난 ‘팬데믹 퍼피’, 배터리 충전하듯 계속 새끼만 낳는 ‘배터리독’ 등 문제가 있어요. 하지만 미국·스웨덴·캐나다·프랑스·호주 등 동물 번식·판매를 적극적으로 막는 나라도 많아요. 구조된 번식견의 이름을 딴 영국의 ‘루시 법’이 대표적이에요. 프랑스에서는 펫숍뿐 아니라 거리 쇼윈도에 동물을 전시하는 것도 금지했다고.

#사회#동물#동물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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