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안락사 법적 허용, 어떻게 생각해?

"뉴니커, 어떻게 생각해?"

뉴니커의 생각을 모아 나눠 먹는 공간,
피자스테이션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이런 뉴니커에게 추천해요!
🧐 찬성·반대를 넘어 그 이면의 자세한 견해를 알고 싶었던 뉴니커
📚 생각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은 뉴니커
🤝 건강한 집단지성의 힘을 발휘하고 싶은 뉴니커

자 그럼, 뉴닉이 준비한 오늘의 피자 먼저 살펴볼까요?


"안락사 법적 허용, 어떻게 생각해?"

뉴니커, 삶의 마지막 순간을 상상해본 적 있나요? 세상을 떠날 때 사랑하는 사람들 곁에서 고통 없이 눈을 감고 싶다는 생각,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텐데요. 여기 인간에게는 자신이 원하는대로 편안하게 삶을 매듭지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바로 안락사를 선택한 이들이에요.

며칠 전 한 시대를 풍미한 프랑스 배우 알랭 들롱도 지금보다 몸 상태가 더 안 좋아지면 안락사를 하겠다고 결정했어요. 알랭 들롱은 2019년 뇌졸중으로 입원해 수술을 받았는데요. 꾸준히 안락사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혀왔어요. 작년 방송 인터뷰에서도 “그렇게 해야할 상황이 닥친다면 주저없이 안락사를 선택하겠다”라고 말했다고.

그런데 안락사가 정확히 뭔지, 안락사에 관한 사람들의 생각은 어떤지 궁금하지 않나요? 뉴닉이 싹 다 정리했으니, 한 번 찬찬히 읽어보고 뉴니커 생각은 어떤지 알려줘요!

🍕 1. 안락사가 정확히 뭐야?

안락사는 자연스럽게 죽음에 이르는 게 아니라, 환자 또는 환자 가족 등의 선택에 의해 의사의 도움을 받아 의도적으로 죽음에 이르는 것을 가리켜요. 크게 적극적 안락사와 소극적 안락사로 나눌 수 있는데요. 적극적 안락사는 약물 투입 등으로 고통을 줄이고 인위적으로 삶을 끝내는 거고요. 반면 소극적 안락사는 죽음을 앞둔 환자가 목숨을 이어가기 위해 받고 있는 치료를 멈춰 눈을 감게 하는 거예요. 소극적 안락사는 존엄사라고도 불러요.

안락사는 죽음을 맞이 하는 환자 본인의 의지에 따라 이뤄진 것인지, 그렇지 않은 것인지에 따라서도 구분할 수 있는데요. 환자가 안락사를 선택하는 경우를 자발적 안락사, 환자 본인이 죽음을 결정할 수 없는 상황(예: 뇌사 상태)에서 가족 등 주변인이 안락사를 선택하는 걸 비자발적 안락사라고 불러요. 

조력 자살 또는 조력 사망이라는 개념도 있는데요. 이는 죽고자 하는 개인이 의사에게 처방 받은 약물 등을 스스로 먹거나 주사해 세상을 떠나는 것을 말해요. 알랭 들롱도 엄밀히 말하면 조력 자살을 선택한 건데요. 오늘 피자스테이션에서는 조력 자살까지 폭넓게 아우르는 개념으로 안락사를 다뤄보려고 해요.

🍕 2. 안락사에 관한 논의, 언제부터 시작 됐어?

안락사의 역사는 생각보다 길어요. ‘안락사(euthanasia)’라는 단어는 ‘좋은 죽음(good death)’를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유래됐는데요. 17세기 초에 영국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이 처음 사용했어요. 고대 인도에서는 치료할 수 없는 환자를 갠지스강에 익사시키고, 고대 이스라엘에서는 죽음을 불러오는 향을 쓰는 방법 등으로 안락사에 이르게 했어요. 19세기 중반에는 의사가 모르핀, 클로로폼 등의 약물을 사용해 회복될 가능성이 없는 환자의 숨을 거두었다는 기록도 있고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안락사 얘기가 나오기 시작한 건 그리 오래 되지 않았어요. 본격적인 논의는 1997년 ‘보라매병원 사건’으로 시작됐는데요. 1997년 12월, 뇌를 다쳐 보라매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던 환자를 가족이 퇴원시켜 달라고 요구했어요. 의료진은 이 요구를 들어주었고, 집에 돌아간 환자는 곧 숨을 거두었어요. 이에 검찰은 “의학적 판단에 따라 치료해야 할 중환자를 보호자의 퇴원 요구만으로 집에 돌려보내 죽게 한 것은 살인행위”라며 보라매병원 의사들을 살인죄로 기소했어요. 대법원은 살인방조죄를 적용해 의료진에게 실형을 선고했고요. 이 사건 이후 의사들은 연명치료를 멈추는 걸 극도로 꺼리게 됐어요. 회복이 불가능한 환자와 그 가족이 치료를 멈추고 퇴원하게 해달라고 해도 이 사건을 얘기하며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고요.

이런 분위기는 2008년 ‘김 할머니 사건’을 통해 바뀌게 됐어요. 김 할머니는 폐암 조직 검사를 받다가 식물인간이 되었는데요. 가족은 김 할머니의 인공호흡기를 떼어줄 것 등을 요청했어요. 하지만 의료진이 이에 응하지 않자 의미 없는 연명치료를 중단할 수 있게 해달라고 법원에 소송을 냈어요. 소극적 안락사에 대한 법이 없어서 환자의 자기결정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됐다며 헌법소원도 냈고요. 대법원은 결국 김 할머니의 손을 들어줬어요.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해 연명치료 중지를 인정한 거예요.

이후 안락사 문제가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면서 2016년 2월, 연명의료결정법이 통과됐고, 2018년 2월부터 시행되며 우리나라에서 소극적 안락사가 가능해졌어요. 다만 이 법은 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치료(예: 심폐소생술, 혈액 투석, 항암제 투여 등)만 중단할 수 있게 하고 있어요. 물과 영양, 산소 공급 등의 중단은 환자의 생명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금지하고 있고요. 

🍕 3. 안락사가 필요하다는 이유는 뭐야?

쉽게 말해, ‘죽는 걸 선택하고 싶은 경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에요. 안락사에 찬성하는 환자들은 안락사를 통해 견디기 힘든 신체적·정신적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해요. 현대 의학으로 치료하기 어려운 병을 앓고 있거나, 상태가 더 나아지기 힘든 상황이라면 고통스럽게 목숨을 유지하기보다 안락사를 선택하고 싶다는 것.

실제로 항암 치료를 받는 환자는 고통스러운 치료를 이어가기 힘들거나 고통받는 모습을 가족들에게 보이기 싫다는 이유로 안락사를 원하기도 해요. 2022년 2월 임종을 앞둔 환자와 가족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한 사람의 70%가 연명치료 중단을 선택했었어요.

안락사를 통해 경제적 고통도 덜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어요. 회복될 가능성이 거의 없는 환자의 병원비를 부담하느라 금전적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다는 거예요.

환자가 힘든 치료 등을 이어가도록 하는 것보다 고통을 끝낼 수 있도록 하는 게 오히려 생명을 존중하는 거 아니냐는 의견도 있고요.

🍕 4. 걱정되는 부분도 있을 것 같아

안락사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인간의 생명을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존엄한 것이라고주장해요. 환자와 주변인이 겪는 신체적·정신적·경제적 고통을 해결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게 한 생명을 저버릴 이유는 될 수 없다는 거예요. 고통의 해결책으로 안락사를 도입한다면 생명을 가볍게 여기는 사회 분위기가 생길까봐 걱정하기도 하고요.

사실은 마음 깊은 곳에서는 안락사를 원하지 않는데 가족에게 부담이 되고 싶지 않다는 이유 등으로 자신의 생명을 포기하는 사람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와요. 

그 외에도 비자발적 안락사는 살인과 다름 없다는 의견이나 안락사가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의견, 회복 될 수 있는 병인데 의사가 오진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도 있어요. 죽음은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그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것.

🍕 5. 다른 나라는 어때?

세계 최초로 안락사를 도입한 나라는 네덜란드예요. 2002년부터 안락사를 할 수 있게 됐다고. 이후 스위스·벨기에·룩셈부르크·미국과 호주 일부 주 등이 안락사를 법으로 허용했어요. 이 중 스위스는 외국인의 안락사도 허용해요. 그러나 이외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안락사가 불법이에요.

🍕 6. 누가 요약 좀

  • 안락사란: 의사가 환자를 의도적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이다.

  • 우리나라에서 안락사 논의가 시작된 건: 1997년 ‘보라매병원 사건’과 2008년 ‘김할머니 사건’을 거치면서부터다.

  • 안락사가 필요하다는 이유는: 견디기 힘든 신체적·정신적·경제적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환자가 힘든 치료를 이어가게 하는 것보다 안락사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게 더 생명을 존중하는 것이다.

  • 안락사는 위험하다는 이유는: 인간의 생명은 그 어떤 가치보다 소중한 것이다, 사실 안락사를 원하지 않는데 외부의 영향을 받아 안락사를 선택할 수도 있다, 죽음은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신중한 태도로 접근해야 한다.

  • 다른 나라는: 일부 국가를 빼면 대부분 안락사를 허용하지 않는다.

뉴니커, 오늘의 피자 잘 살펴봤나요? 🍕

'안락사 법적 허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면,
아래 링크에서 의견을 얹어주세요!
싹 모아 맛있는 피자 구워올게요.

뉴니커의 생각이 모일수록 피자는 더욱 풍성해져요.
일주일 뒤인 4월 6일 수요일에 다시 모여
따끈따끈 갓 구운 피자 함께 나눠 먹어요!

나는 어떻게 생각하냐면...

*의견은 4월 4일 밤 11시 59분까지 얹을 수 있어요.

지난 ‘촉법소년 처벌 강화’ 피자스테이션에 대해 뉴니커 여러분이 남겨준 피드백을 살펴봤어요.

🍕 나와 다른 의견을 들으면 답답하거나 화가 날 때가 있는데 뉴닉에서 차분히 생각을 잘 정리해주셔서 좋았어요.

🍕 이번 피자스테이션은 ‘소년심판’을 본 직후에 접해서 더욱 흥미로웠어요.

🍕 뉴닉을 통해 사회 문제에 더 많이 관심 가지게 되었어요.


‘이번 피자스테이션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나요?’라는 질문에는 총 127명이 답변해줬어요.

  • 입장이 바뀌지는 않았지만, 생각이 넓어지는 계기가 됐어요. (98명, 77.2%)

  • 바뀌지 않았어요. (16명, 12.6%)

다양한 의견을 보며 입장이 바뀌었어요. (13명, 10.2%)


이번 피자스테이션은 어땠나요?

아래 링크를 눌러 어떤 부분이 좋았는지, 어떤 부분은 아쉬웠는지 알려주세요.

다음번 피자스테이션 준비하는 데 참고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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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커뮤니티#안락사존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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