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불길에 갈 곳 잃은 그리스 난민들

딱 일주일 전인 지난 8일, 그리스의 모리아 난민수용시설에서 큰 불이 나 1만 명이 넘는 난민이 살 곳을 잃었어요.

 

어쩌다 불이 난 거야?

아직 원인을 찾고 있는데, 그리스 정부는 몇몇 난민에 의한 방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어요. 수용시설 안에서 난민 35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이들을 격리하는 과정에서 몇몇 난민이 불만을 표했고, 이내 수용소 안 여러 곳에서 동시에 불이 붙었다고. 하지만 단순 방화가 아니라 터질 문제가 터졌다고 보는 사람도 있어요.

 

터질 게 터졌다니? 무슨 말이야?

모리아 난민수용시설은 열악한 시설로 악명 높았어요. 그리스에서 가장 큰 난민 수용 시설이었지만, 공식 수용 인원보다 4배나 많은 난민이 머물고 있었다고. 2018년에는 위생 환경이 너무 나빠서 문을 닫을 뻔했고, 작년(2019년)에는 “더는 이런 곳에서 못 살겠다”며 난민 어린이 300명이 시위를 하기도 했거든요.

 

심각했네, 지금 상황은 어때?

대피한 난민들은 수용시설 근처 쓰레기장이나 주유소 등 열악한 환경에서 살고 있어요. 그리스 정부는 난민을 임시 수용할 장소를 찾고 있지만, 쉽지 않아 보여요. 비인간적인 처우에 분노한 난민들이 항의 시위를 열고,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진압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고요. 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몇몇 난민들이 어디로 갔는지 파악하기 어려워 시민들도 걱정이 크다고.

 

빨리 해결되야 할 텐데...

일단은 독일과 프랑스가 나서서 부모가 없는 400명의 미성년자 난민을 수용하기로 했고, 그리스 정부는 일주일 안에 새로운 수용시설을 빨리 만들겠다고 했어요. 그러면서 정부는 이번 화재 사건을 난민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기회로 삼아보겠다고 덧붙였는데, 그리스에서 난민 문제는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었던 터라 어떻게 될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 그리스 레스보스섬 🏝?

불이 난 모리아 난민수용시설이 있던 섬이에요. 그리스 땅이지만, 정작 그리스에서는 150km, 터키와는 10km 정도 떨어져 있다고(지도). 이 섬에 난민수용시설이 있는 건 우연이 아니에요.

  • 시리아와 터키 등에서 유럽으로 망명하는 난민이 급증한 2015년(a.k.a. 유럽 난민 위기), 난민들이 가장 많이 거쳐간 곳이 바로 그리스였어요. 그러자 EU는 그리스 정부에게 난민수용시설을 세우라며 지원금을 줬는데, 그리스는 본토로 난민이 오는 걸 막으려고 섬에 세웠던 것.

 

+ “독일로 난민을 데려와라!” 

이번 화재 후에 독일 40여 개 도시에서는 그리스의 난민들을 더 적극적으로 돕자는 시위가 열렸어요(사진). 메르켈 총리도 EU가 이 문제에 책임을 더 나눠 가져야 한다며, 회원국이 난민을 데려가는 방안도 검토하자고 했고요.

  • 독일은 왜? 2015년, 독일은 난민을 한번에 많이 수용했는데 국가 재정이 흔들리지 않았어요. 여전히 독일 안에서도 난민 수용에 대한 찬반 의견은 나뉘고 있지만, 환영하는 쪽이 더 많은 것 같아요. 2015년에도 거리에서 박수로 난민을 맞는 ‘환영의 문화(사진)’도 있었고, 이번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세계#유럽#독일#난민#프랑스#그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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