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기름나라 치킨게임 🐓 유가전쟁 그 후

 

계속 떨어지고 있는 기름값. 혹시 ‘차 기름값 좀 아낄 수 있으려나’ 하며 살짝 입꼬리 올라갔다면, 잠시만요! 상황이 심상치 않아 보인대요.

  • 지난 3월 이야기: 기름값 조정하자던 미국 vs. 싼값 먼저 못 버티는 사람이 지는 거라던 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 세 나라 사이에 석유 공급량을 줄이자던 합의가 엎어졌었죠. 그 후 석유 공급은 계속 늘고, 코로나19로 석유 소비는 계속 줄며 기름값은 쭉쭉 떨어졌어요.

 

근데 기름값 떨어지는 게 왜 걱정인 거야? 
기름값이 떨어지면, 석유와 관련있는 모든 물건값(사실상 전체 물가)이 덩달아 싸질 수 있어요.

  • 물가가 떨어지면 (🦔 고슴이 ver.): 밀웜 하나에 원래 1000원이었는데, 계속 싸지고 있슴! 그럼 이틀만 더 기다렸다가 곧 500원 되면 그때 사 먹어야겠슴!

싸게 사니 좋아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조금 위험해요. 고슴이뿐만 아니라 사람이나 기업도 같은 마음일 거라, 그게 문제거든요. 소비자는 ‘더 싸지겠지’ 하고 기대하는 마음으로 지갑을 닫고, 투자자는 ‘기업들 물건 잘 안 팔리니 나중에 투자하자’ 하며 투자를 미루면, 시장에 돈이 돌지 않고 꽉 막히게 돼요(a.k.a. 디플레이션). 그럼 고용도 줄 테고, 경제는 힘들어지는 거죠. 


지금 그 정돈 아니지? 산유국들 아직도 사이 안 좋아?
아직요. 하지만 발 동동 구르던 미국도, 미국을 저격하던 두 나라도 사정이 급해졌다고.

  •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미국 💫: 석유 만드는 데 돈이 많이 들던 셰일 가스 기업은 낮은 기름값을 견디지 못해 파산했어요.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러시아에 전화 걸어 석유 줄이자고 말해보고, 안 줄이면 수입 원유에 관세도 붙일 거라며 으름장도 놓았어요.

  • 기름값 싸져도 자신있다던 러시아 💦: 루블화 가치가 엄청 떨어지면서 푸틴 대통령도 일단 잘 합의해보자고 한 발 물러섰어요.

  • 속 시끄러웠던 사우디 🌩️: 걱정하는 건 마찬가지. 혹시나 석유 공급에 문제가 생길까, 유전을 공격할 위험이 있는 내전도 잠시 워워- 식히고, OPEC+ 회의를 열자고 먼저 나섰어요.


이제 좀 괜찮으려나?
어젯밤에 ‘석유량을 줄여보자!’는 OPEC+* 긴급 회의가 열렸어요. 하지만 석유 생산량을 줄이자고 합의를 해도, 당장 큰 도움이 되진 않을 것 같다는 의견이 대부분. 이미 쌓여 있는 석유가 너무 많아 줄이는 양이 엄청 많지 않으면 효과가 없다는 것. 곤두박질쳤던 국제유가가 언제쯤 다시 올라올 수 있을지는 조금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OPEC+* 누구?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속한 13개 나라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모임(+)을 말해요. 미국은 세계에서 1등으로 석유를 많이 만들지만, OPEC이나 OPEC+ 회원은 아니에요. 이번에 사우디는 미국에도 회의에 꼭 참석하라고 했지만, 미국은 안 하겠다고 했어요. 그래서 미국은 이번 OPEC+ 회의에서 정한 것도 꼭 안 따라도 돼요.
 

+ 기름값이 떨어지는 게 항상 안 좋은 건가? 꼭 그렇진 않아요. 경제 상황에 따라, 기름값이 떨어지는 게 좋을 때도 있다고. 이론적으로 보면, 기름값이 낮아지면 기업은 제품을 싸게 싸게 만들 수 있고, 제품 가격이 싸면 소비가 전체적으로 늘어 경기가 살아날 수 있거든요.

#경제#미국#세계경제#코로나19#중동아프리카#러시아#사우디아라비아#OPEC#국제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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