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택배노조와 대리점 싸우는 이유

밀려드는 업무에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사가 이어지자, 지난 6월에 택배 노동자·택배사·정부가 손을 잡고 이를 막으려고 대책을 세웠잖아요. 그런데 이런 사회적 합의가 또 한 번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와요. 전국택배노동조합 측과 택배 대리점들이 폭로전을 계속하면서 갈등하고 있거든요.

 

무슨 일이야?

지난달 30일에 경기도 김포의 CJ대한통운 택배 대리점주 A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노조와 대리점*의 갈등이 본격적으로 드러났어요. 유서에 “택배노조 기사들에게 괴롭힘을 당해왔다”고 적혀있었거든요. 택배노조는 자체적으로 조사에 나섰고, 괴롭힘은 사실로 밝혀졌어요. 노조 “해당 노조원들을 징계하고 경찰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

  • 택배 대리점: 택배사와 택배 노동자를 연결해주는 곳이에요. 택배사 대신 기사들과 계약을 맺고, 택배사에서 일감을 받아 기사들에게 나눠줘요.


그랬구나. 근데 폭로전은 뭐야?

해당 사건에서 불씨가 시작돼 택배노조와 대리점의 갈등에 불이 붙었거든요. 

  • 택배노조: 대리점도 문제 많아. 기사들한테 물어보니까 대리점 갑질이 더 심하다던데. 강남에서는 대리점주가 구청이 노인들한테 무료로 나눠주는 마스크 배송 맡아서 빼돌렸잖아.

  • 대리점 연합: 택배노조원들은 다른 대리점주도 괴롭혔잖아. 대리점에 물어봤더니 190곳 중 102곳이 괴롭힘당하고 있다더라. 택배노조에서 기사가 받는 택배비 올리라고 대리점 협박하기도 했잖아.

폭로전이 이어지자 이렇게까지 싸우는 원인을 짚어보자는 얘기가 나왔어요. 바로 택배비 나눠가지는 문제. 


택배비? 뭐가 문제야?

소비자가 택배 하나당 2500원을 내면 택배사가 1600원 정도를 갖고, 나머지 900원을 각 지역에 있는 대리점에 줘요. 지역마다 다르지만 대리점에서는 평균 99원 정도를 갖고, 나머지(700~800원)를 택배 노동자에게 주는데요. 이 비율을 두고 대리점과 택배 노동자의 입장이 나뉜 것.

  • 노조: 우리는 그 돈 받아서 택배차 기름값이랑 유지비, 송장 인쇄비까지 내야 하는데 이거 가지고는 부족해. 대리점은 시설에 들어가는 돈도 본사에서 지원해주니까 돈 들어갈 데 적잖아. 우리가 받는 비율 올려줘.

  • 대리점: 우리가 갖는 것도 얼마 안 돼. 이것보다 더 주면 우리는 택배 하나당 몇십 원밖에 못 벌어서 정상적으로 영업하기 힘들어. 

 

해결 방법은 없을까?

우선은 저렴한 택배비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와요: “적은 돈을 택배사·대리점·택배기사가 나누려고 하다 보니 갈등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이번 갈등이 시작된 CJ 대한통운 측은 “A씨 유가족을 지원할 방법을 찾고 있다”면서도 노조와 대리점의 갈등에 대해서는 양측이 해결해야 한다며 선을 긋고 있어요. 

 

#노동#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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