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르메니아 ‘집단학살’ 인정
그저께(4월 24일) 바이든 대통령이 ‘터키의 아르메니아인 학살 사건’을 ‘집단학살’이라고 공식 인정했어요. 사건이 발생한 지 106년 만이에요. 이 사건이 100주기를 맞은 6년 전, 할리우드 스타 킴 카다시안이 직접 아르메니아를 방문하기도 했어요.
잠깐잠깐, 아르메니아인 학살? 어떤 거야?
1915년 4월 24일, 오스만제국(=터키)은 아르메니아인 200만 명을 학살하거나 내쫓았어요. 독립운동을 벌였다는 이유였어요. 이 중 50만 명은 미국·러시아 등지로 탈출하고 몇몇은 터키 동쪽에 자리를 잡았어요(지도). 터키는 이 일을 지금까지도 제대로 인정하지 않았고요.
여기서 잠깐, 집단학살 🔍: 한 집단이 다른 집단을 인종·종교·민족 같은 이유로 죽이는 걸 뜻하는 단어로, 영어로는 ‘genocide’라고 해요. 대표적으로 나치의 유대인 학살이 꼽혀요.
근데 이번에 미국이 인정했다고?
맞아요. 그동안 미국 대통령들은 터키랑 복잡미묘한 관계 때문에 ‘집단학살’이라는 표현 대신 ‘참사’ 정도로 표현을 자제해왔어요.
터키와 미국, 복잡미묘한 관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미국은 소련(=공산주의)을 견제하기 위해 터키·영국 등과 손을 꽉 잡았어요 🤝(=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소련이 무너지고 러시아로 바뀌었어도, 모임은 이어져 왔고요.
하지만 최근 터키가 러시아에서 만든 무기를 사면서, 미국과 터키 사이가 좀 틀어졌어요. 터키가 미국이 동맹이라고 여기는 ‘쿠르드족’을 테러 단체라며 공격하며, 분위기는 더 싸늘해졌고요.
바이든은 대통령 후보 시절, 이 문제를 집단학살로 인정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는데요. 이번 발표로 미국은 터키와 사이가 더 틀어질 수도 있어요. 터키 에르도안 대통령이 “역사 문제를 정치 문제로 이용했다”고 비판했거든요. 바이든 정부는 이번 발표를 시작으로 ‘인권’을 중시하는 대외 정책을 펼칠 거라는 분석이 나와요.
+ 킴 카다시안은 왜 6년 전 아르메니아에 갔을까?
킴 카다시안의 가족도 아르메니아에서 왔거든요. 그전까진 잘 알려지지 않았던 터키와 아르메니아의 문제가 그때를 계기로 유명해졌어요. 아르메니아계 미국인은 미국에서 입김이 센 편이고, 아르메니아 학살 문제를 알리기 위해 대통령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정도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