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올림픽을 빛낸 선수들 2️⃣

전설의 마지막 올림픽: 옥사나 추소비티나, 우치무라 고헤이

올림픽이 열릴 때마다 늘 새로 등장한 선수에게 화려한 조명이 쏠리잖아요. 반면 이번 대회가 마지막 올림픽이 될 선수들도 있는데요. 기계체조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라고 불리는 옥사나 추소비티나(우크라이나)도 그중 하나예요. 올해 46세인 그는 올림픽에 8번이나 출전했는데요. 20대 중반만 넘어도 나이가 많은 편에 속한다는 체조계에서 지금까지 선수로 활동한 거예요. 33살 때인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땄는데, 경쟁 선수들은 평균 19세였다고. 그동안 올림픽에서 금메달과 은메달 하나씩, 17번 나간 세계선수권대회에선 11개 메달을 땄어요. 하지만 이번 올림픽에서는 예선에서 탈락했는데요. 무관중 경기여서 관중의 뜨거운 박수는 받지 못했지만, 다른 나라 선수와 코치들의 기립박수를 받고는 눈물을 흘렸어요. 🗣️ “선수 활동을 오래 한 비결 같은 건 없어요. 그냥 제가 체조를 너무 사랑했을 뿐이죠.” 


일본의 체조 영웅이자 ‘역대 최고의 남자 기계체조 선수’라는 우치무라 고헤이에게도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이 될 것 같아요. 그는 이미 올림픽 금메달 3개를 포함해 올림픽 메달을 7개 땄고, 세계선수권대회 메달은 21개나 목에 걸었어요. 특히 2009년부터 2016년까지 두 번의 올림픽과 여섯 번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 번도 개인종합 금메달을 놓치지 않았는데, 이런 기록을 가진 기계체조 선수는 그가 유일하다고.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며 지난 몇 년은 대회 출전을 줄여왔는데요. 이번 도쿄올림픽은 고국에서 열리는 만큼 마지막 힘을 쏟아가며 젊은 선수들과 경쟁해 출전권을 따냈어요. 비록 철봉에서 떨어져 예선에서 탈락했지만, 담담히 소감을 전했다고. 🗣️ “지난 세 번의 올림픽에서는 연습한 대로 됐는데, 이번 대회는 안 됐다. 그게 전부다.”

 

포기할 수 없던 꿈: 미카일라 스키너

“절대 포기하지 않고 꿈을 계속 좇았기 때문에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어요.” 

이번 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도마 종목에서 은메달을 딴 미국 여자 기계체조 선수 미카일라 스키너(24)가 한 말이에요. 그는 이번 올림픽에 처음으로 ‘정식 선수’로 참가했어요. 2016 리우올림픽에서는 대체 선수로 뽑혀 관중석에서 동료들의 경기를 지켜보는 데 만족해야 했거든요. 사실 이번 올림픽에서도 큰 가능성이 보이진 않았어요. 시몬 바일스, 수니사 리 등 쟁쟁한 선수들이 뛰는 단체전에는 끼지 못하고 개인 종목에만 나섰고요. 그마저도 하루 만에 모두 예선에서 탈락하며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이번 대회가 끝나면 은퇴하겠다고 했던 터라 그의 처음이자 마지막 올림픽도, 선수 생활도 이대로 끝나는가 싶었는데요.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시몬 바일스 선수가 기권하면서 그에게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상황이 펼쳐졌어요. 그다음 순위를 기록했던 스키너에게 도마 종목 결선에 나갈 기회가 주어진 것. 은메달까지 목에 걸었고요. 분명 행운도 따랐지만 꿈을 버리지 않고 계속 노력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인데요. 지난 올림픽을 쓸쓸히 마친 그는 올림픽 경기보다 한 단계 낮은 대학 체조 리그 선수로 뛰어들었어요. 그런데도 대학리그 수준에서는 굳이 필요하지 않은 고급 기술을 놓지 않고 꾸준히 연습했다고. 올림픽이라는 꿈을 도저히 포기할 수 없었던 거예요. 그는 그렇게 평생 꿈꿨던 올림픽 선수가 됐고, 마침내 무엇보다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어요.

 

승부보다 빛난 스포츠맨십: 무타즈 에사 바심&장마르코 템베리, 클레어 미셸&로테 밀러

각 종목에서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올림픽. 하지만 이번 도쿄올림픽에서는 경쟁보다 더 빛난 순간도 많았는데요. 남자 육상 높이뛰기 결승도 그중 하나였어요. 카타르의 무타즈 에사 바심 선수와 이탈리아의 장마르코 템베리 선수가 사이좋게 금메달을 나눠가진 것. 두 선수는 나란히 2.37미터를 기록한 뒤 올림픽 기록인 2.39미터에 도전했지만 실패했어요. 그런 두 선수에게 심판은 승자를 가리는 ‘점프 오프’를 제안했는데요. 더 이상 경쟁하지 말고 금메달을 나눠갖기로 한 것. 올림픽에서 공동 금메달이 나온 건 109년 만의 일이라고. 바심과 템베리는 11년 전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처음 만난 이후 여러 대회에서 부딪히며 경쟁자이자 친한 친구가 됐다는데요. 바심은 “친구와 금메달을 나눌 수 있어서 더 좋다”는 소감을 남겼어요. 


여자 트라이애슬론 경기에서도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 장면이 나왔어요. 1위보다 15분이나 늦게 꼴찌(34위)로 들어온 클레어 미셸(벨기에) 선수가 크게 실망한 듯 바닥에 주저앉아 눈물을 쏟았는데요. 그 때 24위로 경기를 마친 로테 밀러(노르웨이) 선수가 다가와 따뜻한 위로를 건넨 것. 이날 경기에 나선 54명 중 20명은 레이스를 포기할 만큼 어려운 경기였는데, 멋지게 레이스를 완주한 동료 선수를 격려한 거예요: “포기하지 않는 게 올림픽 정신이잖아요. 당신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낸 대단한 파이터에요.” 

 

#문화#스포츠#2020 도쿄올림픽#자기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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