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베네치아 관광객 입장료와 오버투어리즘

어떤 장소들은 돈을 내야만 들어갈 수 있잖아요. 놀이공원이나 전시장, 유적지 같은 곳 말이에요. 그런데 이제는 아름다운 운하와 곤돌라, 알록달록한 건물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도시 베네치아도 돈을 내야만 들어갈 수 있다고 💰.

도시에 들어가는데 돈을 낸다고? 

모두가 내야 하는 건 아닌데요. 베네치아의 숙박시설에서 하룻밤 이상 머물지 않고 당일치기로 왔다 가는 관광객에게는 이번 달 25일부터 입장료 5유로(약 7000원)씩을 걷어요. 입장료를 내지 않고 들어온 게 드러나면 50~300유로(약 7만~44만 원)의 벌금을 물 수 있다고. 관광객 수를 조금 줄이기 위한 정책이에요. 그동안 베네치아 주민들이 “오버투어리즘 때문에 힘들어!”라고 불만을 제기해왔거든요.

오버투어리즘이 뭐더라?

말 그대로 ‘과도한(over) 관광(tourism)’이라는 뜻이에요. 관광객이 너무 많이 오며 1️⃣ 환경이 파괴되고, 2️⃣ 집값이 확 올라 주민들이 살 집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3️⃣ 소음과 쓰레기 문제에 시달리는 등 부작용이 생기는 거예요. 우리나라에서 ‘서핑의 성지’로 손꼽히는 강원도 양양도 오버투어리즘으로 몸살을 앓는 대표적인 지역인데요. 여름 휴가철 양양 주택가는 밤늦은 시간에도 술집에서 흘러나오는 음악과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로 가득해요. 덜컹거리는 지하철 내부만큼 시끄럽다고.

헉... 그럼 이제 관광지마다 입장료 생길까?

구체적인 이름은 조금씩 다르지만, 지금까지 나온 오버투어리즘 해결책은 대부분 관광 요금을 올리는 형태예요. 세계 각국의 유명 관광지가 내놓은 대책 살펴보면:

  • 스페인 바르셀로나 “관광세 인상” 💸: 관광객 수를 조절하기 위해 2012년부터 숙박비에 관광세를 붙여왔어요. 그래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관광세를 꾸준히 올리고 있어요.

  • 미국 하와이 “환경세 부과” 🏝️: 하와이는 올해 안에 관광객 1명당 25달러(약 3만 3000원)의 환경세를 걷겠다는 계획을 세웠어요. 걷은 돈은 하와이 해안과 야생 생태계를 보호하는 데 쓸 거라고.

  • 일본 “이중 가격제” 💴: 일본에서는 요금 체계를 외국인용 vs. 내국인용으로 나누자(=이중 가격제)는 얘기가 나왔어요. 숙박시설·식당 등에서 외국인 관광객에게 더 높은 요금을 받자는 것. 관광객이 많이 찾는 지역의 물가는 팍팍 오르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데 그곳에 사는 현지인의 임금은 그만큼 빠르게 오르지 않으니, 이 점을 고려해 외국인과 내국인에게 서로 다른 값을 받자는 거예요.

우리나라에서도 제주도가 관광객에게 ‘환경보전기여금’을 걷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얘기가 나온 적 있어요.

사람들은 뭐래?

오버투어리즘으로 몸살을 앓아 온 주민들을 위해 필요한 대책이라는 의견과 관광객에게 ‘바가지요금’을 씌우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 맞서요. 관광 수익이 줄어들까 봐 걱정된다는 의견도 있고요. 정말 오버투어리즘 문제를 해결하려면 관광지 주민의 삶을 존중하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얘기도 나와요. 정책을 세우는 정부도, 관광객도 관광지를 ‘놀다 오는 곳’으로만 생각하기보다, ‘사람이 사는 곳’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거예요.

이미지 출처: ⓒKit Suman/Unsplash
#세계#유럽#여행#이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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