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저출생과 성 불평등

뉴니커, 얼마 전 우리나라의 저출생 문제에 대한 해외 언론의 반응을 소개했잖아요. 지난주 우리나라 인구보건복지협회도 새로운 조사 결과를 발표했어요: “성별에 따라 자녀 계획 여부에 차이가 있다.”

어떤 차이가 있는데?

결혼하지 않은 19~34세 1000여 명에게 묻자, ‘아이를 절대 낳지 않을 것’ 혹은 ‘낳고 싶지 않은 편’이라고 답한 비율은 다음과 같았어요: ♂️남성 48.3% vs. ♀️여성 65.4%. 여성이 남성보다 자녀 계획에 더 보수적이라는 건데요. 저출생 문제의 원인을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해결책을 마련하려면 이런 차이가 생긴 이유를 들여다 봐야 한다는 얘기가 나와요.

누구든 아이 낳고 살기 빠듯한 거 아냐...?

맞아요. 남성과 여성 모두 자녀 계획이 없는 가장 큰 이유를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기 때문’이라고 했거든요 💸. 하지만 다른 이유를 살펴보면 자녀 계획 여부가 성별에 따라 왜 이렇게 차이가 크게 나는지 힌트를 얻을 수 있어요. 20·30대에게 ‘저출생 현상의 가장 큰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냐’고 물어본 한국갤럽의 조사 결과를 성별에 따라 나누어 보면:

  • ‘경제적인 부담’을 꼽은 비율은: 남성 47%·여성 53%로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 이 외의 이유로는: 취업과 고용에 대한 부담(남성 62%·여성 38%), 여성의 경력단절(남성 4%·여성 36%)로 생각 차이가 컸어요.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까?

저출생 문제를 장기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것뿐만 아니라 ‘성 불평등’을 해결해야 한다는 말이 나와요. 미국의 전미경제연구소(NBER)가 발표한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 여성이 경제활동 더 할수록 출생률 높아져: 2000년대 이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나라에서는 여성이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비율이 높아질수록 출생률도 높아졌어요.

  • 남성이 육아·집안일 더 할수록 출생률 높아져: 남성이 육아·집안일을 많이 하는 나라(스웨덴·아이슬란드·노르웨이·핀란드·미국)일수록 합계출산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어요(1.8명 이상). 우리나라는 남성의 육아·집안일 참여율이 가장 낮은 3개 나라 중 하나인 동시에 출생률은 가장 낮았고요. 특히 남성이 육아를 거의 하지 않는 나라에서는 여성이 둘째 아이를 낳지 않을 가능성이 컸다고.

  • 결론적으로 출생률이 높은 선진국은: 1️⃣ 남성이 적극적으로 육아·집안일에 참여하고, 2️⃣ ‘일하는 엄마’를 좋게 바라보는 사회 분위기가 있고, 3️⃣ 정부가 가족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마지막으로 4️⃣ 육아 후 다시 일을 시작할 때 남녀 모두에게 취업 문턱이 낮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했어요.

* 합계출산율: 한 명의 여성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의 수를 말해요.

전문가들은 결국 성 불평등이 여성과 남성 모두의 문제라고 말해요. 예를 들어 성별에 따라 받는 임금의 차이가 벌어질수록 여성은 남성의 경제적 능력에 의존하게 될 수밖에 없는데요. 그럼 남성의 경제적 부담이 커지고, 결국 남성의 노동 시간이 늘어나 모두가 행복하지 않은 삶을 살 수 있다는 거예요. 한쪽에 생긴 불평등이 다른 쪽에도 어려움을 불러온다는 것. 성 불평등을 줄여야 모두의 삶의 질이 올라가고, 그래야 저출생 문제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거예요.
 

#사회#인권#젠더#저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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