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일대일로의 (거의) 모든 것

 

1. 일대일로가 뭐야?

 

한자로는 一帶一路, 영어로는 One Belt and One Road, ‘일대’는 육지로 다니는 길을 뜻하고, ‘일로’는 바다로 다니는 길을 뜻해요 🗺️. 중국과 세계를 육지로, 또 바다로 잇겠다는 시진핑 주석의 야망이 담긴 외교 정책이에요. ‘21세기 실크로드’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실크로드가 뭔지 먼저 짚어보자면:

  • 실크로드: 약 2200년 전부터(기원전 200년) 중국을 중심으로 서양과 동양이 물건을 주고받고 문화를 교류하던 길을 말해요. 그 길이는 약 6400km로 지구의 반지름만큼 길어요. 이 길을 따라 서양에는 중국의 화약이나 종이 만드는 기술, 비단 등이 전해졌는데 그중 비단이 유명해 실크로드(Silkroad)라는 이름이 붙었어요. 중국에는 불교가 전파됐고요. 일대일로 사업은 이런 무역 통로를 현대에 맞게 다시 만들겠다는 것.

 

구체적으로는 프로필 형식으로 알려드릴게요.

  • 일대일로 🛣️: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잇는 사업이에요. 육지에서 3개의 길을 내고, 바다에서 2개의 길을 내요. 이를 위해 참여국에 도로·철도·송유관·통신망을 깔고 항구와 공항을 짓고요. 사업 규모를 돈으로 환산하면 1조 달러 규모예요(약 1164조 원, 우리나라 최근 2년 예산과 비슷, 9월 23일 환율 기준). 현재 100여 개 나라가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어요.

  • 사업 기간 📅: 2013년 중국 시진핑 주석이 공개 발표했고 2014년부터 시작했어요.  이미 몇몇 곳에는 공사가 완료됐고, 2017년엔 중국 동남쪽 저장성과 영국 런던을 잇는 화물 철도 노선도 개통됐어요(1만 2000km). 일대일로 전체는 2049년까지 구축하는 것이 목표.

  • 규모 🕸️: 일대일로가 완성된다면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아주 큰 시장이 탄생해요. 전 세계 사람 3명 중 2명이 일대일로의 영향을 받는 것. 전 세계에서 만들어내는 경제 가치(GDP)의 약 25%도 일대일로의 범위에 묶일 거고요. 

 

 

©China Investment Research 
 

중국은 이걸 왜 하는 거야?

세계 어딜 가도 ‘made in china’ 제품을 쉽게 볼 수 있었던 건 기분 탓이 아니에요. 중국은 제조업과 무역을 통해 빠르게 성장했거든요. 그런데 요즘 성장률이 살짝 꺾이면서 새로 뽐뿌를 받아야 했어요. 그 방법 중 하나가 일대일로로 해외 사업을 벌여서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것. 이를 통해 경제 성장률을 다시 높이고, 일대일로에 참여한 나라의 기운을 모아 미국의 파워를 더 강하게 견제하려는 거예요 🤜🤛.

 

참여하는 나라에는 뭐가 좋아?

일대일로 사업으로 생기는 길을 중국만 이용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참여국도 함께 이용하면서 서로서로 무역을 더 많이 할 수 있고, 서비스업이나 관광업 분야에서도 시너지가 나서 경제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어요. 특히 상대적으로 발전이 더딘 중앙아시아 국가는 일대일로 사업을 통해 도로나 철도, 다리 등을 건설하며 사회 인프라를 넓힐 수 있고요. 대표적인 예로는 파키스탄이 있어요.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한 뒤 GDP가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고.

 

하지만 사업을 진행하며 비판받는 지점도 생겼어요.

  • 비판받는 점 🤔: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하는 나라에 시설을 지을 때 건설은 중국 기업이 맡아 하고, 중국 돈을 빌려주며 사업을 진행해요. 이게 무슨 말이냐면: 공사비는 중국 기업에 돌아가고, 사업에 참여한 나라는 나중에 중국에 돈을 갚아야 한다는 뜻이에요. 결국 중국 눈치를 더 볼 수밖에 없는 건데 자세한 내용은 아래에서 설명할게요!

 

뉴니커가 이 이슈를 알아야 하는 이유

우리나라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 끼어서, 외교 정책을 신중히 펴야 하잖아요? 중국이 일대일로라는 거대한 프로젝트에 참여하라고 요구하는 만큼, 미국도 그 정도로 큰 외교 정책을 밀고 있어요: ‘인도-태평양 전략’에 참여하라고 요구하는 상황. 미중갈등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어떤 신중한 외교 정책을 펼칠지 지켜볼 필요가 있어요.

  • 인도-태평양 전략 🔎: 미국이 일본·인도·호주와 중국을 견제하려고 세운 전략이에요.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의 군사 규모로 얼마큼 입김이 센지 가늠할 수 있어요. 인도 동쪽부터 태평양까지 담당하고(그래픽), 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에서 절대적인 패권을 유지하고 있어요. 미국 해군의 60%, 육군의 55%, 해병대의 66%가 이 사령부 소속이에요.

 

 

 

2. 논쟁이 되는 지점은 뭐야?

 

 

빚이 빚을 부르는 기묘한 장사 💸

다른 나라가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할 때, 돈이 좀 부족하면 중국이 빌려줘요. 이게 친절해 보이지만, 사실은 조금 수상하다고: 이 과정에 들어가는 회사가 다 중국 기업이거든요. 중국 은행이 돈을 빌려주고, 중국 기업이 현장에서 일하며 공사비를 받고, 결국 돈이 자꾸 중국 안으로 도는 것. 참여한 나라는 중국이 시설을 다 지어주면 거기에서 나오는 운영 수익으로 빚을 갚아야 되는데, 여기서 문제가 좀 있다고.

 

첫째, 애초에 무리 무리 

아시아 저개발국이 어떤 사업을 해야 수익이 나는지 제대로 계산을 안 하고 덥석 무리하게 투자한 다음, 재정난에 빠지는 경우가 많아요. 일대일로에 참여한 국가들이 중국에 진 빚은 3800억 달러(약 457조 원)인데, 세계은행(WB)이나 국제통화기금(IMF)이 개발도상국에 빌려준 자금보다 큰 규모예요. 💰 

 

몇몇 나라는 재정난에서 벗어나지 못해 파산할 지경이에요.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등 아시아의 작은 나라, 세계에서 가장 못 사는 나라가 몰려 있는 아프리카 국가가 그런 상황. 특히 라오스는 최근 몇 년간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하고, 50여 개의 수력발전 댐을 메콩 강 유역에 세우는 프로젝트를 무리하게 진행하면서 빚이 급속도로 늘어났어요. 앞서 파키스탄도 일대일로에 참여하며 GDP가 큰 폭으로 늘긴 했지만, 나랏빚을 갚지 못해 IMF에서 구제금융을 받았어요.

 

둘째, 함정 외교 발동

건물이나 시설을 다 짓고 오픈했는데도, 생각보다 이용하는 사람들이 없어 아무리 운영 수익을 모아도 빚을 갚지 못하기도 해요.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도 중국은 웃을 수 있다고: 빚을 진 나라가 빚을 못 갚으면, 애써 돈 빌려 지어놓은 시설을 중국에 넘겨주는 일도 생기거든요. 그럼 중국은 그 나라의 시설이나 건물 등을 대신 받아 운영하며 정치나 사회, 군사 문제에 개입할 수 있는 것. 실제 예시도 있는데:

  • 스리랑카: 중국에 빚을 갚지 못해 나라에서 운영하는 사업의 운영권을 아예 넘겨버렸어요. 정권도 친중국 성향으로 바뀌고, 잠수함을 스리랑카 항구에 세우기도 하는 등 정치, 군사적으로도 영향이 커요. 특히 스리랑카 남부의 함반토타 항구는 99년 동안 중국이 운영하게 됐다고.

 

 

 

3. 앞으로 일대일로 전망은?

 

 

일대일로 앞길에 예상치 못한 주인공이 등장했으니 바로 코로나19. 세계를 휩쓴 전염병 때문에 일대일로 사업이 덜컹거린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있어요

  • 제동이 걸리겠군 🚧: 아시아&아프리카 여기저기서 공사를 해야 하는데 감염될까 봐 진행하기 힘들고, 세계 경제 상황 자체가 안 좋아. 일대일로에 참여한 나라는 중국에서 돈을 많이 빌렸는데,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일부 나라는 5월부터 중국에 “경제 상황이 안 좋으니 빚을 좀 줄여달라”고 요구하고 있잖아? 만약 중국이 이걸 받아들이면 중국 경제 상황이 안 좋아지는 거라 중국 내부 분위기가 안 좋아지고, 거절하면 국제적으로 중국을 싫어하는 분위기가 커질걸.

  • 문제없이 달리겠는데? 🏃: 미국이 코로나19로 계속 고생하는 사이 중국은 가장 먼저 코로나19를 수습하며 다시 먼저 치고 나갈 동력을 얻었잖아. 코로나19 이후 누가 세계에서 주도권을 잡을지 글로벌 눈치게임이 시작될 텐데, 중국이 자기들 쪽으로 분위기를 많이 가져갈 것 같아.

 

📝. 누가 3줄 요약 좀 

  1.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중국 중심으로 유럽과 중동을 비롯한 전 세계가 교류했던 실크로드를 21세기 버전으로 재현하기 위해 육지에서 3개의 길을, 바다에서 2개의 길을 내서 전 세계를 중국 중심으로 연결하는 거예요.
  2. 2013년에 시진핑 주석이 공개한 후 2014년부터 시작됐고, 2049년까지 전체를 다 구축하는 게 목표인데 이게 성공하면 중국의 힘이 뿜뿜하게 되어서 미국의 견제가 심한 상황이에요.
  3. 투자 규모를 잘 판단하지 못하고 중국에 돈을 빌려 공사를 시작했다 문제가 생긴 나라들도 있고, 코로나19 때문에 사업이 원활히 돌아가고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규모가 확실한 만큼 중국의 세력이 빵빵하다는 걸 알려주는 프로젝트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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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중국해와 미중갈등: 남중국해는 중국이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에 중요한 길목이에요. 그래서 이곳을 중심으로 미국과 중국 사이에 군사 충돌이 생길 우려가 높은 것.

  • 중국-인도 국경 분쟁: 중국이랑 인도는 옛날부터 사이가 안 좋았어요. 최근엔 인도랑 사이 안 좋은 파키스탄이 일대일로에 참여한다며 중국에 붙고, 인도는 미국이랑 손잡으면서 갈등이 더 커졌어요. 

  • 미국의 화웨이 반도체 제재: 일대일로 프로젝트뿐 아니라 반도체 쪽으로도 몸집을 키우는 중국. 반도체 사업에 성공하면 세계 경제 1등 자리를 가져갈 수도 있어서, 미국이 중국을 크게 견제하는 중이에요.

  • 중국 디지털 화폐 도입: 미국이 세계 No.1 Money인 달러를 가진지라, 중국이 아무리 힘을 키워도 타격이 크지 않을 거라는 분석이 있어요. 그래서 중국은 자기 나라 돈 위안화를 전 세계에서 편하게 주고받을 수 있는 디지털 화폐로 만들어 달러를 뛰어넘으려고 하는데요. 사람들은 이 화폐를 일대일로 사업에 도입하면 중국 쪽으로 부는 분위기가 슬슬 올라올 걸로 보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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