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남북 공동연락사무소에 찾아온 침묵

어제 아침, 갑자기 북한의 상태메시지가 바뀌었어요 🇰🇵: “전화, 카톡 다 차단한다! 이제 너네랑 연락 안 해!” 같이 으쌰으쌰하던 사업에도 등 돌리고, 그제부터 전화를 안 받더니 연결의 상징이던 공동연락사무소 전화도 차단당했다고.

연락사무소...가 뭐더라?

정확히는 ‘남북 공동연락사무소’인데요. 남북이 서로 잘 연락하며 지내기 위해 만들어졌어요 📞.

  • 1992년: 남북은 각자 자기 땅에 ‘전화용 사무실’을 만들어 두고 전화를 주고받았어요. 남북관계가 안 좋을 때는 수시로 소통이 끊기기도 했고요. 

  • 2018년: 4월 판문점 선언을 통해 둘 사이가 가까워졌어요. 아예 같은 공간에서 이야기하자며 개성공단에 함께 ‘공동연락사무소’ 자리를 잡은 건데요. 옛날에 경제협력을 위해 남북이 같이 쓰던 건물에서 우연히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쳐 협의하기도 했던 게 좋아서 만든 거라고. 이후에는 얼굴 보고 회의도 하고, 특별히 일이 없어도 아침저녁 꼬박꼬박 전화를 해왔고요. 

  • 올해 1월: 코로나19 여파로 서로 철수하되, 전화와 팩스로 연락을 이어왔어요.

그런데 그제 2018년 이후 처음으로, 북한이 우리 전화를 안 받기 시작한 거예요. 

왜 전화 차단한 거야?

아마 탈북민이 보낸 ‘대북전단(a.k.a. 삐라)’ 때문. 대북전단은 북한 주민에게 북한 정권의 실상을 알리고 비판하는 전단지인데요. 요즘에는 K팝과 서울의 풍경, 풍족한 식탁 사진까지 담은 USB도 대형 풍선에 매달아 보내요 🎈. 지난달 31일, 한 탈북민 단체도 이런저런 걸 가득 담아 북쪽으로 풍선을 날려 보냈고요. 김여정 제1부부장이 판문점 선언 위반이라며 강하게 화를 냈고 결국 전화까지 차단한 것 같다고. 이후 우리 정부도 대북전단이 도움 될 게 없다며 이를 날리는 걸 법으로 막겠다고 했습니다. 앞으로 다시 통화연결음이 들릴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 연락사무소, 우리나라에만 있는 건 아니에요

옛날 서독과 동독에도 연락사무소와 비슷한 ‘상주대표부’가 있었어요 🇩🇪. 정부끼리 협의도 하고, 이산가족 상봉 등 주민 간 교류도 있었고요. 덕분에 분단 상태에서도 소통을 이어올 수 있었죠. 미국도 중국과 수교를 맺기 전, 베이징에 연락사무소를 뒀다가 이후에는 공식 대사관으로 만들었어요. 이처럼 연락사무소가 나중에 대사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더더욱 중요하다고.

+ 남북의 연락수단, 연락사무소 말고도 있다? ☎️ 

공동연락사무소 말고도 남북이 연락하는 방법은 5가지가 있어요(사진). 그중 군 통신선은 남북이 우발적으로 총을 쏘는 등 급한 상황이 있을 때 서로 연락해 더 큰 군사적 충돌을 막을 수 있었어요. 그래서인지 그제 연락사무소는 안 받아도, 군 통신선은 잘 받았었다고. 그런데 어제는 군 통신선을 포함해 5개 중 4개까지 차단한 것. 이제 남은 건 평창 올림픽 때 쓴 거로 알려진 국정원과 북한 통일전선부의 핫라인(직통전화)인데, 북한이 받을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정치#북한#국방#남북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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