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미투운동 그 후, 친밀감 전문 감독

 

100층 빌딩에서 뛰어내려 헬기를 잡아타는 영화 속 장면 🚁🎬. 생각만 해도 아찔한데요. 이런 장면을 찍기 위해서는 스턴트 배우나 액션 전문 연출가가 함께해요. 동선을 미리 확인하고, 배우가 다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거죠. 그렇다면 주인공이 로맨틱하게 키스를 하고 사랑을 나누는 장면은 어떨까요?

액션 전문 연출가였던 알리샤 로디스는 이런 장면에도 전문 연출가가 필요하다고 봤어요. 그는 신체 접촉이 있는 장면을 더 엄밀하게 연출·촬영하는 일을 시작하며, 새로운 직업이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 친밀감 전문 연출가(Intimacy Coordinator): 몸을 만지는 모든 행위, 특히 성행위 장면을 촬영할 때 배우의 몸과 마음이 다치지 않도록 현장을 지휘해요. 대본이 구체적인 장면을 지시할 수 있도록 토론을 통해 수정하고 (예: 서로 애무한다 🙅 → 팔 바깥쪽을 잡는다 🙆) 배우와 연출진이 합의·동의한 대로 촬영되도록 이끈다고.

옛날에는 애정신을 촬영할 때, 감독이 기본 지시만 하고 배우가 ‘즉흥 연기’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이런 환경에서 일부 배우는 성희롱·성폭행을 당하거나, 불쾌하다고 말하지 못해 트라우마를 겪기도 했고요. 영화계의 나쁜 관습을 알린 미투운동 이후, 단순히 성폭행 가해자를 처벌하는 것에서 끝날 게 아니라, 영화 산업에 뿌리 깊게 박힌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 미국에서는 🇺🇸: 배우 노동조합이 성행위 장면 촬영에 친밀감 전문 연출가를 반드시 고용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어요. 넷플릭스 드라마 ‘오티스의 비밀상담소’를 촬영할 때도 연출가가 함께했고, ‘왕좌의 게임’의 제작사 HBO는 앞으로 노출 장면이 있는 모든 작품에 친밀감 전문 연출가를 고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우리나라에서는 🇰🇷: 영화 촬영장에서 성폭력을 당했다는 배우들의 증언이 나온 지 2년이 지났지만 큰 변화는 없어 보여요. 친밀감 전문 연출가 제도도 아직 자리 잡지 못했고요.

#문화#인권#여성#엔터테인먼트#영화#젠더#성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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