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삼성이 애플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어제 후-하 💨 큰 결심을 하고 카메라 앞에 섰어요: “그동안 삼성 경영하며 잘못했던 일 사과합니다. 그리고 약속합니다. 첫째, 자녀에게 경영권 물려주지 않겠습니다! 둘째, 노동조합 완전 환영이에요, 노동자와 잘 지내보겠습니다!”

 

 

사과하는 거 봤어! 삼성, 갑자기 웬 사과?

 

갑자기는 아니에요. 삼성은 옛날에 잘못한 일 때문에 4년째 법원을 들락날락하고 있거든요. 

  • 옛날에 잘못한 일: 2016년, 이재용 부회장은 경영권을 쉽게 쉽게 물려받으려고,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 일가에게 뇌물을 준 혐의를 받고 있어요. 또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삼성 회사 중 하나)이 회사를 합칠 때 꼼수를 써서 경영권을 쉽게 넘겨받은 혐의도 있고요.

 

몇 년 전 일이잖아! 언제까지 어깨춤을... 추게 할 거야? 🤷‍♀

 

어깨춤은 아니고, 어떤 벌을 줄지 아직 고민 중이라고. 담임 선생님(고등법원)이 적당히 벌을 내렸었는데*, 교장 선생님(대법원)은 삼성이 잘못한 게 더 많은 것 같다며 돌려보냈거든요: “벌 정하기 전에, 네가 뭘 잘못했는지 꼼꼼히 살펴보고 다시 와(a.k.a. 파기환송심)”. 교실로 돌아간 삼성은 사법부 조언에 따라 ‘삼성준법감시위원회’를 만들었어요. 위원회에서 하란 대로, 이번에는 대국민 사과까지 한 거고요.

* 1심에서는 징역 5년, 2심에서는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어요. 구속돼있었던 이재용 부회장은 덕분에 석방됐었고요.

 

사과하고 뭐가 바뀌려나?

 

약속대로라면, 삼성은 앞으로 (1) 회사 경영권을 자녀에게 물려주지 않고 (2) 노조도 만들 수 있게 할 거래요. 또 재판이 끝나더라도 꾸준히 준법감시위원회의 감시를 받겠다고 약속했고요. 이번 일로, 법원이 삼성을 좀 봐주지는 않을지 의견이 갈리고 있어요 .

  • 좀 봐줄 것 같은데 ⚖️ 사과도 했고, 준법감시위원회 만들어 반성도 했잖아. 경영권 물려주기랑 1938년부터 쭉 지켜왔던 무(無)노조 원칙도 포기하다니, 이건 진심 어린 반성 같아!
  • 사과는 사과일 뿐 어떤 벌을 받을지는 따로 봐야지. 사과했다고 벌 덜 주면, 재판부가 삼성 봐주려고 큰 그림 그린 거 아니야?

+ 삼성만 가족 경영 하는 거야?

롯데, 한진, LG도 대표적인 가족 경영 기업이에요. LG는 4대째 ‘큰아들 승계’를 이어가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지분 구조가 깔끔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큰아들에게 물려줄 때마다 계열사 등을 떼어 다른 형제나 삼촌들에게 나눠줘요). 유럽이나 일본에서도 많은 기업이 가족 경영으로 운영하고 있고요. 

 

 

+ 가족 경영, 항상 나쁜 건 아니에요 🏘 ‘우리 가족 거야!’라는 주인 의식을 가지고 있으니, 회사를 잘 이끌 동력이 있겠죠. 먼 미래 계획을 세울 수도 있고요. 다만 주인 가족을 견제할 만한 장치가 없기 때문에, 돈을 빼돌리거나 ‘갑질’을 할 위험도 있습니다.

전문 경영인 제도: 자녀에게 물려주지 않고, 능력 있는 사람을 최고경영책임자(CEO)로 두는 것. 회사를 투명하게 운영할 수 있지만, 오히려 단기적인 목표나 성과에만 치중할 우려도 있다고. 미국에서는 덩치 좀 있는 회사라면 전문 경영인 제도로 운영하고, 지분은 사회에 환원하는 경우가 많아요.

 

#사회#노동#법원#삼성전자#노동조합#이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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