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중국의 할말하않 시위

그제(27일)부터 중국에서는 ‘백지 시위’가 열리고 있어요. 신장 위구르 자치구를 시작으로 베이징·상하이·광저우 등 전국 각지로 퍼졌다고. 할 말은 많지만 검열로 인해 말할 수 없는 현실을 고발하기 위해 아무것도 적지 않은 백지를 들고 거리에 나선 거예요.

베이징 시민들이 손에 빈 A4용지를 들고 백지 시위에 참여한 모습이에요. ⓒReuters/Thomas Peter

백지 시위라니, 무슨 일이야?

시위에 불을 댕긴 건 지난 24일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수도 우루무치에서 일어난 화재예요. 한 아파트에 불이 나 10명이 목숨을 잃고 9명이 다쳤는데요. 아파트를 둘러싼 철제 울타리와 쇠사슬 때문에 소방관들이 진입하기 어려워서 더 피해가 커졌다는 얘기가 나왔어요. 코로나19가 퍼지는 걸 막기 위한 정책(=봉쇄령) 때문에 구조가 어려웠다는 것. 

이런 봉쇄령은 중국 이곳저곳에서 시행돼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는데요. 화재로 시민이 목숨을 잃는 일까지 생기자 시위로 이어진 거예요. 이들은 “방역 정책 바꿔라!”라는 말을 넘어 “시진핑, 공산당 물러가라!”라는 구호까지 외치고 있다고.

생각보다 큰 시위인 것 같은데?

맞아요.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은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지난 3년간 제대로 된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웠다고 말해요:

  • 도시 꽁꽁 싸매고 🔒: 중국은 그동안 확진자가 몇 명만 나와도 새로운 확진자가 안 나올 때까지 해당 건물이나 도시 문을 아예 닫았어요. 2~3일마다 PCR 검사를 받아야 해서 매번 1시간 넘게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고요. 또, 확진자와 접촉했거나 증상이 있으면 격리 시설에 들어가야 하는데요. 큰 공간에 여러 명이 함께 지내는 곳이라, 오히려 증상이 심해지는 일도 있다고.

  • 경제 팍팍해지고 🏭: 도시를 봉쇄하는 바람에 공장과 항구까지 막히자 중국 경제는 큰 타격을 입기도 했어요. 공장이 안 돌아가니 기업은 계속 적자가 나고, 배가 안 뜨니 수출로 돈을 벌기도 어려워진 것. 나라 경제가 팍팍해져 덩달아 시민들도 힘들어졌고요. 

그렇다고 항의하기도 어려웠어요. 중국 시민은 공공장소에서 시위를 하면 체포되고, 온라인에 글을 올리면 바로 삭제되거든요. 그래서 이번 시위는 검열에 걸리지 않게 일부러 아무것도 적지 않은 ‘백지’를 든 거예요.

그럼 중국 이제 봉쇄령 안 할까?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 해요. 시진핑은 2012년에 국가주석이 됐어요. 지난 10월에는 3번째 연임에 성공해 2027년까지 임기가 늘어났고요. 이렇게 전국적으로 “시진핑 물러가라!”를 외치는 시위는 시진핑이 권력을 잡은 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하는데요. 시진핑도 이걸 의식해서, 봉쇄령을 조금은 바꿀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와요. 하지만 시진핑이 워낙 권력을 꽉 잡고 있는 만큼, 이번 시위가 그렇게 큰 변화를 만들지는 않을 거라는 분석도 있어요. 

#세계#중국#코로나19#시진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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