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독립운동가 흉상을 옮긴다?

국방부 청사 앞과 육군사관학교에 있는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다른 곳으로 옮기자는 얘기를 두고 요즘 정치권이 시끌시끌해요. 광주광역시에서는 ‘정율성 역사공원’을 짓는 것을 두고 의견이 부딪치고 있고요. 갑자기 시작된 정치권의 이념·역사 논쟁, 무슨 일인지 알아봤어요.

홍범도 장군, 누구더라?

일제강점기, 대한독립군을 만들어 총사령관을 지낸 독립운동가예요. 1910~1920년대에 지금의 북한 지역과 중국에서 활동했어요. 1920년 ‘봉오동 전투’에서 일본군에게 큰 승리를 거둔 인물로 유명해요. 이후 그는 계속해서 쫓아오는 일본군을 피해 당시 소련으로 활동 지역을 옮겼어요. 당시 소련은 힘없는 나라들의 독립을 돕는 분위기였는데요. 그는 공산당인 소련 볼셰비키당에 들어가 “한국을 도와달라”고 요청했어요. 그러다 소련 정권이 바뀌면서 카자흐스탄으로 강제로 이주당했고, 그곳에서 생을 마감했어요.

홍 장군의 업적은 보수·진보 정권이 모두 인정해왔어요. 1962년 박정희 대통령이 훈장을 수여했고, 박근혜 정부 때는 그의 이름을 따 해군 잠수함 이름을 ‘홍범도함’으로 지었다고. 문재인 정부는 최고 예우를 갖춰 홍 장군의 유해를 국내로 봉환받아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했고요. 

근데 갑자기 왜 옮기려는 건데?

육군 장교를 길러내는 곳에 공산당에서 활동했던 인물의 흉상이 있으면 안 된다는 거예요. 하지만 정부의 진짜 속마음은 따로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 이념 편가르기 아니야?: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광복절 경축사에서 ‘공산 전체주의 세력’을 콕 집어 비판하고, 독립운동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위한 건국운동이었다”라고 강조했는데요. 이념을 잣대로 자유민주주의 vs. 공산 전체주의 편가르기에 나선 거 아니냐는 말이 나와요.  

  • 이전 정부 흔적 지우기 아니야?: 문재인 정부의 흔적을 지우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어요. 유해 봉환과 흉상 제작 등 문재인 전 대통령이 홍 장군에 대해 각별히 관심을 기울였기 때문. 

정부는 육군사관학교뿐만 아니라 국방부 앞에 있는 홍범도 장군 흉상도 옮기는 걸 검토하겠다고 했어요. 필요하다면 해군 잠수함 ‘홍범도함’의 이름을 바꾸는 것도 검토할 수 있다고 했고요. 

사람들은 뭐래?

더불어민주당은 바로 반발했고, 국민의힘 안에서도 ‘도가 지나쳤다’는 반응이 나와요. 정부의 이런 결정이 뜬금없다는 얘기도 있고요. 작년 대통령실 이전 당시, 국방부를 옮길 때 홍범도 장군의 흉상도 함께 옮겼는데 그때는 아무런 얘기가 없었기 때문. 최근 광주광역시의 ‘정율성 역사공원’도 논란이 되고 있는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부와 정치권이 지지층을 끈끈히 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와요.

그건 또 무슨 얘기야?

정율성은 일제강점기에 태어난 광주 출신의 음악가인데요. 중국에서 우리나라 독립운동 단체인 의열단으로 활동하다가 공산당에 가입했어요. 이후 중국·북한 등에서 활동하며 군가를 작곡했고요. 정부·여당은 공산주의 활동 경력이 있는 그를 기념하는 공원을 세금으로 지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에요. 광주시는 이념 하나로 그를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고요. 이처럼 이념·역사 논쟁은 점점 커지는 분위기예요.

#정치#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국방부#2024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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