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해병대 병사 사망과 대민 지원 문제

지난주, 경북 예천에서 폭우 실종자를 수색하던 중 한 해병대 병사가 숨진 사건이 있었잖아요. 이에 해당 현장뿐 아니라 군인 인력을 동원하는 관행 자체에도 문제가 있다는 말이 나오는데요. 무슨 이야기인지 알아봤어요.

너무 아까운 목숨이야...

19일 아침, 해병대 병사들이 삽을 들고 강물에 들어가 실종자를 수색하던 중이었어요. 갑자기 발아래 강바닥이 푹 꺼지면서 급한 물살이 일었고, 병사 3명이 떠내려갔는데요. 2명은 수영해서 빠져나왔지만 고 채수근 상병은 그대로 떠내려갔어요. 14시간 만인 그날 밤 강 하류에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고요. 고 채 상병은 순직 처리됐고, 국방부 장관 등이 참석한 눈물의 영결식이 끝난 후 유해는 현충원에 안장됐어요. 

뭐가 문제였던 거야?

  • 기본 안전 안 지켰어: 병사들은 구명조끼, 밧줄 등 기본 안전 장비 하나 없이 강에 들어간 걸로 밝혀졌어요. 당시 해병대원들은 밧줄 없이 한 줄로 나란히 서서 물속을 걷는 ‘인간 띠’ 방식으로 수색했는데요. 소방 당국이 ‘강바닥이 안전하지 않으니 그렇게 하지 말라’고 했는데도 군 당국이 귀담아듣지 않았다고. 해병대가 재난 현장의 매뉴얼을 어긴 거 아니냐는 말도 나와요.

  • 현장 관리 엉망이었어: 사고 전날까지만 해도 병사들은 물에 들어가지 않고 강가를 걸으며 수색했는데요. 사고 당일 물에 들어가 수색하는 걸로 바뀌었어요. 소방 당국이 수중 수색을 요청한 적도 없는데 갑자기 이렇게 진행됐다고. 그러면서도 구체적인 준비나 관리 없이 수심이 깊은 곳을 ‘알아서 조심하라’는 식이었고요.

  • 군이 무리했어: 해병대가 수색 작전을 무리하게 펼쳤다는 말도 나와요. 실종자를 발견하면 2주 휴가를 준다며 위험한 수색을 오히려 부추겼다는 것. 수심이 높다는 보고가 있었음에도 수색을 지시했다는 증언도 나왔고요. 이에 수색 실적에 대한 압박이 있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말이 나와요.

다른 문제는 없어?

군인들이 전쟁뿐 아니라 이렇게 재난 등이 벌어진 민간 현장에 나서는 걸 ‘대민 지원’이라고 하는데요. 대민 지원이 기준 없이 마구잡이로 이뤄지고 있다는 말은 계속 나왔어요. 예를 들면:

  • 군 전문 분야 아니야: 애초에 군은 경찰·소방 등과 달리 재난 현장이 전문 분야가 아녜요. 게다가 고 채 상병이 소속된 해병대 부대는 수색은 물론 수중 훈련도 할 일 없는 부대였다고. 사고가 벌어진 날에도 수중 수색 경험이 없는 군 간부가 현장 지휘를 맡았고요. 평소에 물속을 수색할 일이 없다 보니 관련 장비나 지침도 마련되지 않았던 거 같다고.

  • 군인이 공짜 인력?: 대민 지원은 법에 근거도 있고, 재난 상황에서 대민 지원이 큰 도움이 되기도 하는데요. 군인을 ‘값싼 인력’으로 여겨 아무 데나 쓰는 관행은 문제라는 말이 나와요. 과거에도 모내기부터 눈 치우기, 4대강 공사에까지 군 병사들을 투입해 비판받기도 했고요.

우선 해병대는 실종자 수색을 중단하고 안전 지침을 보완하겠다고 했는데요. 결국 이런 일을 막기 위해서는 대민 지원에 대한 기준과 근거를 더 명확하게 마련해야 한다는 말이 나와요.

#사회#국방#재해재난#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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