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원스 어폰 어 파업 인 할리우드

5개월째 이어지던 할리우드 파업이 며칠 전 끝났어요. 63년 만에 배우와 작가들이 함께한 파업이었는데요. 그동안 파업으로 듄2·아바타3 등 영화 개봉이 줄줄이 미뤄지고, SNL 같은 TV 프로그램 촬영도 올스탑 됐었다고. 이번 파업 영향으로 OTT 구독료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와요.

파업 왜 했던 거야?

이들이 파업에 나선 주된 이유로는 넷플릭스 같은 OTT 서비스와 생성형 인공지능(AI) 2가지가 꼽혀요:

  • 무한 스트리밍, 추가 수익 0원 📺: 요즘은 넷플릭스 같은 OTT에서 지난 영화나 드라마도 많이 보잖아요. 이렇게 작품이 다시 상영·방송될 때마다 배우나 제작진에게 수익금을 나눠주는 걸 ‘재상영분배금’이라고 하는데요. 그런데 OTT가 저작권을 다 가져가면서 재상영분배금을 제대로 못 받고 있다고. 작품이 아무리 대박 나도 배우와 제작진에게 추가로 돌아갈 몫은 없는 거예요. 

  • 예술도, 권리도 AI에 뺏길까 🤖: 챗GPT 같은 생성형 AI는 그럴듯한 결과물을 뚝딱 만들어내잖아요. 작가들은 AI가 자신들의 대본으로 학습하면서, 대본을 짜깁기하거나 베낄 수도 있다고 걱정해요. 실제로 일부 제작사가 AI에 대본을 쓰라고 맡긴 다음 작가에게는 각색만 시키는 경우도 있었다고. 배우들은 AI로 한번 배우의 모습을 따 놓고 무한으로 갖다 쓰는 딥페이크 기술이 초상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말해요. 진짜 배우들이 AI를 활용한 가상 배우로 대체될 거라고 걱정하기도 하고요.

이에 미국작가조합(WGA)는 펜을 내려놓았어요. 이후 미국 배우방송인조합(SAG-AFTRA)도 파업에 동참했고요.

근데 어떻게 끝났어?

미국작가조합의 파업만 우선 끝났어요. 월트디즈니·넷플릭스 등이 속한 영화·TV제작자연맹(AMPTP)과 협상에 성공했기 때문:

  • 기본급 + 재상영 분배금: 작가들의 기본급을 순차적으로 인상하기로 했어요. 또 스트리밍 재상영 시간에 따라 작가들에게 재상영분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 작가 권리 보호: AI는 시나리오 등 문학을 쓸 수 없게 하고, “AI가 쓴 건 원본이 아닌 걸로 보자” 하고 합의했어요. AI 활용 여부는 작가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했고, AI를 활용하더라도 작가의 권리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고요.

한편 미국 배우방송인조합은 아직 협상 중이에요. 파업이 100% 마무리되려면 더 지켜봐야 하는 것.

여튼 잘 끝났다니 다행이네

OTT 기업들은 울상이에요. 이번 합의에 따라 작가들에게 지급할 비용이 늘어났기 때문. 안 그래도 요즘 OTT 업계는 적자로 고생하고 있는데요. 이에 OTT 기업들이 구독료를 인상해야 할 거라는 얘기가 나와요. 디즈니플러스 등 대부분의 미국 OTT 서비스는 이미 요금을 올렸고, 넷플릭스도 파업이 끝나면 요금을 올릴 거라는 얘기가 나왔다고.

+ 미국에 부는 파업의 바람?

요즘 미국에서는 할리우드뿐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파업이 일어나고 있어요. 사상 처음으로 자동차 제조사 ‘빅3(포드·GM·스텔란티스)’가 동시 파업에 나서고, 제조업체·의료계에서도 파업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코로나19 이후 미국에서 노동력 부족이 심해지면서 노동자의 목소리가 힘을 얻게 된 거라는 분석도 나와요. 노동자가 귀해지니 노동자들이 기업을 상대로 요구할 건 요구하는 분위기가 됐다는 것. 

이미지: ⓒMeir Chaimowitz/NurPhoto via Reuters
#문화#노동#영화#인공지능#넷플릭스#O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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