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러라고 낸 세금이 아닐 텐데

20억 원 들여 만들어놓은 걸 도로 무너뜨린다면? 생각만 해도 돈 아깝잖아요. 그런데 이 돈이 심지어 우리 주머니에서 나온 거라고 해서 논란이에요. 세금을 들여 만든 경남 거제시의 거북선 얘기인데요. 비슷한 사례들까지 조명되면서 지방자치단체(지자체)의 관광 예산 낭비에 비판이 나와요.

거북선? 그게 뭔데?

2010년 경남 거제시는 충무공 이순신을 기리겠다며 거북선을 지었어요. 일명 ‘이순신 프로젝트’. 예산 약 20억 원이 들었는데, 부실하게 공사한 게 드러나면서 ‘짝퉁’ 논란이 일었어요. 바닥에 물이 차고 기울어짐도 심해서 원래 계획했던 선상 체험 관광에도 활용되지 못했고요. 그러는 동안 유지관리비만 1억 5000만 원이 더 들었다고. 목재 부식이 심해 재활용도 못하고, 경매에서 154만 원에 낙찰됐던 것조차 취소됐어요. 결국 며칠 전, 철거돼서 고물상으로 향했고요.

와... 돈 아까워...

허술한 기획과 관리 소홀로 세금만 낭비했다는 비판이 나와요. 그런데 거제시 거북선만 논란인 건 아니에요. 전국 지자체에 돈을 쏟아붓고 애물단지가 된 관광 사업이 꽤 있거든요:

  • 아직 11척 더 남았다 🐢: 경남 통영과 전남 여수 등 전국에 이런 거북선이 11척이나 돼요. 모두 이순신 장군 붐이 일 때 마구잡이로 만들어진 것들이라고.

  • 기차, 근데 철로가 없는 🚆: 작년 9월, 강원도 원주는 테마관광열차를 운행하겠다며 54억 원을 들여 열차를 샀는데요. 정작 철로를 사지 못해 기차가 그냥 서 있어요. 결국 26억 원을 들여 기차를 보관할 곳을 만들었다고.

  • 너도나도 케이블카 🚡: 관광객을 불러모은다며 지은 케이블카가 전국에 41개나 되는데요. 특색 없이 마구 만들다 보니 전남 해남군 명량케이블카, 경남 밀양 얼음골케이블카 등 여러 곳이 매년 수십 억씩 적자를 보고 있다고.

  • 텅 빈 테마파크 🎢: 대구 군위 삼국유사테마파크, 부산 아쿠아 드림파크 등도 방문객이 적어 적자로 고생했어요. 경남 통영은 50억 원을 들여 VR 존을 만들었는데, 요즘은 하루 평균 방문객이 20명 정도에 불과하다고.

왜 이렇게 예산이 낭비되는 거야?

시장·군수 같은 지자체장은 주민들의 투표로 뽑히잖아요. 이에 일부 지자체장이 또 뽑히려고 이런 사업을 벌인다는 말이 나와요. 자신의 이름을 남길 만한 관광 시설 등을 일단 만들고 본다는 것. 지금은 충분히 검토·감독할 장치도 없어서, 지자체장이 예산을 정하고 사업을 밀어붙이면 공무원 등은 따라가야 하는 식이라고. 이에 지자체 예산이 투명하게 공개·관리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요.

이미지: ⓒ뉴스1
#정치#사회

구독할 경우 개인정보 수집·이용광고성 정보 수신에 동의하게 됩니다.

더 편하게 보고싶다면? 뉴닉 앱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