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연예인 마약 수사 문제

얼마 전 한 연예인이 스스로 세상을 등졌어요. 마약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던 배우 이선균 씨였는데요. 가수 지드래곤(본명 권지용)을 향한 마약 수사가 무혐의로 마무리된 데 이어, 이 씨 사건까지 비극으로 끝나면서 ‘연예인 마약 수사’의 문제점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비판이 나와요.

어떻게 된 거였지?

인천경찰청은 지난해 10월 이 씨와 권 씨를 향한 마약 수사에 나섰어요. 이 씨는 유흥업소 실장에게 속아서 모르고 마약을 투약했고, 돈까지 뜯겼다며 그를 고소했어요. 권 씨는 마약을 투약한 사실이 없다고 했고요. 이후 이 씨와 권 씨 모두 마약 간이 검사와 정밀 감정에서 음성 또는 감정불가 판정을 받았는데요. 권 씨는 지난달 18일 혐의를 벗었어요(=무혐의). 하지만 이 씨에 대한 수사는 계속됐고요. 결국 같은 달 27일 이 씨가 숨지며 그에 대한 수사도 끝이 났어요(=공소권 없음).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경찰 조사에 문제가 많았다는 말이 나와요:

  • 물증 없이 계속된 수사: 경찰이 물증 없이 유흥업소 실장 등 일부 인물의 단순 진술에만 의존해 수사했다는 지적이 나와요. 경찰은 “모든 조사는 피의자의 동의를 받았고, 제보가 구체적이었으며, 증거들을 종합해 수사를 진행했다”며 강압 수사도, 무리한 수사도 아니었다고 하는데요. 물증을 거의 찾지 못했는데도 계속 강도 높게 수사를 이어간 건 잘못이라는 말이 나와요.

  • 시작부터 정보 유출: 정식 수사 전 내부 조사 단계부터 정보가 새 나갔어요. 이 때문에 당사자가 피해를 본 건 물론, 수사 계획이 노출돼 수사에도 지장을 줬다는 것. 이는 피의자를 재판에 넘기기(=기소) 전에 정보를 알리면 안 된다는 ‘피의사실 공표금지’ 원칙도 어긴 건데요. 경찰은 “최대한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지만, 결과적으로 보안 실패라는 지적이 나와요.

여러 가지 문제가 많았네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언론이 집중 조명하면서 피해가 커졌다는 얘기도 있어요:

  • 모든 것이 ON AIR?: 연예인은 범죄 수사 시 공개 소환되는 게 관행처럼 여겨져요. 실제로 이 씨 측은 경찰 측에 계속 비공개 조사를 요청했지만, 경찰은 취재진 등을 핑계로 모두 거부했다고. 수사 대상을 ‘포토라인’에 세우는 것도 원칙적으로는 금지돼 있는데요. 이 씨는 포토라인에서 3번이나 고개 숙였어요. 권 씨 역시 포토라인 태도 논란에 시달렸어요.

  • 어디까지가 알 권리?: 피의사실 공표금지는 원래 잘 안 지켜지는 원칙이긴 해요. 특히 정치권에서 ‘국민의 알 권리’를 내세워 입맛대로 쓰이는 일이 많다고. 하지만 정치인도 아닌 연예인 수사를 알려서 얻는 공익은 크지 않다는 비판이 나오고요.

  • 뉴스 or 가십?: 언론과 유튜브 등 매체의 자극적인 보도로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사실처럼 퍼지기도 했어요. 법보다 먼저 여론 심판이 이뤄지는 등 무죄 추정의 원칙도 잘 지켜지지 않았고요. 이 밖에 사건과 직접 관련이 없는 사생활까지 전국민에게 유출됐어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수사 원칙과 수사 대상의 기본권을 더 잘 지켜야 한다는 말이 나와요. 특히 피의사실 공표는 정치적 사안이나 중대·흉악범죄 등에 한해야 한다고. 범죄 관련 보도 역시 피의자가 누구인지보다 명확한 범죄 사실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르고요.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힌국생명의전화 ☎1588-9191, 청소년 상담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사회#미디어#경찰청#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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